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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새 총무원장에 설정 스님

2017-10-17 (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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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 표차 당선“존경받는 불교로”… 종단 갈등해소 과제

▶ 경쟁 수불 스님“축하”

조계종 새 총무원장에 설정 스님

설정 스님(오른쪽)이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사진은 자승 총무원장과 당선인 설정 스님.

설정 스님(75)이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지난 1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간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선거인단 319명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긴 234명의 지지를 얻어 임기 4년의 차기 총무원장에 선출됐다.

설정 스님과 경쟁한 수불 스님은 82표를 얻었으며 3표는 무효처리됐다. 이번 선거는 당초 4명이 후보 등록을 했으나 원학·혜총 스님이 중도에 사퇴함에 따라 2파전으로 전개됐다.


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지지를 받은 설정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을 인정하고 범계(犯戒) 논란까지 일면서 일부에서 후보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당선됐다.

설정 스님은 이날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당선 사실을 알리는 고불식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심과 원력을 다해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하겠다”며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숨겨둔 딸이 있다는 의혹, 속가의 형인 전흥수 대목장의 한국고건축박물관 등을 둘러싼 재산 의혹에 대해선 “주변과 잘 상의해 깔끔하게 소명하겠다”고 해명을 약속했다.

선거에서 패배한 수불 스님은 입장문을 내고 “설정 스님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그 과정이나 결과 면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 마뜩잖은 심기를 밝혔다.

18일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치면 오는 3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설정 스님이 신임 총무원장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우선 각 후보 측이 벌인 고소·고발전 해결 등 선거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종단 내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불자 인구 300만명이 감소하는 등 위축된 교세를 회복하고 태고종과 진행 중인 전남 순천 선암사의 소유권 분쟁을 풀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이웃 종교에 견줘 사회적 참여가 소극적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 또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설정 스님은 1942년 충남 예산에서 출생했으며 1955년 수덕사에서 혜원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1994년 종단개혁 당시 조계종단 개혁회의 법제위원장을, 이후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을 맡았으며 2009년 덕숭총림 수덕사 제4대 방장으로 추대돼 후학을 길러왔다.

한국 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원장은 전국 사찰 3,100여 곳에 대한 주지 임명권, 스님 1만3,000여 명의 인사권을 비롯해 1년에 530억 원이 넘는 예산 집행권과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을 가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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