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 기독교’ 계층 경제력 커지며 골 더 깊어졌다

2017-10-11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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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T 얀시 교수 30여년간의 자료 분석

▶ ‘적개심’바로 잡으려면 훨씬 더 큰 대가 치러야

‘반 기독교’ 계층 경제력 커지며 골 더 깊어졌다

이민교회 한인 기독교인들이 손을 모으고 미국과 한국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성경적 기준을 고수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은 오늘날 현실에서 수많은 가치관의 충돌과 사회적 갈등을 경험한다. 동성결혼과 진화론 등을 인정하는 진보적 크리스천과는 같은 기독교 범주 안에서 또 다른 괴리감을 겪는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복음주의와 세속적 가치관의 대립과 보수 신앙에 대한 탄압 현상을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수년 사이에 거세진 ‘안티 기독교’ 바람의 영향에다 기독교 교계에서도 적극 연구하고 대안을 찾는 움직임에 게으르기 때문이다.

노스텍사스대학교(UNT) 시회학과 교수 조지 얀시 박사는 반(反)기독교 세력의 복음주의 및 보수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평가 작업과 관련해 지난 30년 이상 쌓인 자료를 분석했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는 10일 얀시 박사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반(反)기독교 인구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 계층의 수입과 자산이 크게 증가해 안티 세력의 재정적 힘이 막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사람들이 보수적 기독교 신앙에 등을 돌리는 현상도 포착됐다. 이와는 반대로 보수 정치 세력과 보수 기독교인들 사이에 유착 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 줬다.

이런 경향은 지난 대선에서 복음주의 백인 기독교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상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또 인종 차별과 극우 백인우월주의가 소위 ‘바이블벨트’라고 불릴 정도로 보수 신앙이 뿌리 내린 지역에서 기승을 떠는 아이러니의 배경도 설명한다.

전미선거연구소(ANES)의 통계에 따르면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고 고등 교육을 받은 계층이 반(反)기독교에 동조하고 있으며, 특히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 2012년과 2016년 사이에 더욱 경제적으로 부유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복음주의 보수 신앙을 거부하는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재정적 파워가 한층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얀시 박사는 설명했다. 또 “크리스천 사역자들이 안티 기독교 인구가 갖는 ‘적개심’을 바로잡으려면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동성결혼을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종교자유법(RFRA)에 대해서도 월트디즈니, 월마트, 앤지스리스트 등 대기업들이 차별적 법률이라며 보이콧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침례교 ‘윤리 및 종교의 자유위원회’의 러셀 무어 위원장은 “기독교교인에 대한 적개심과 호전성이 몇몇 분야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상상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퓨리서치가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서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지난 2014년 이후 ‘사회적 명예도’가 개선되지 않은 유일한 집단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친구로 둔 경우 인식이 크게 호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학계, 언론계, 엔터테인먼트 등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각계각층에서 비기독교인이 증가하면서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운신의 폭은 계속 좁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독교 작가 앨런 노블은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기독교인과 비기독교 엘리트층과의 전쟁이라는 틀로 지난 대선을 몰고 갔다”며 “이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지지한 세력이 정권을 잡은 현 시점에서 종교적 탄압을 어떤 시각에서 다뤄야 할지 과제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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