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 은퇴후도 교육사역으로 ‘순종의 삶’

2017-09-20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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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환-조에스더 부부 목사

▶ 고희 훌쩍 넘긴 나이에 최근 정규 신학교 개교
미래 지도자 양성 헌신

목회 은퇴후도 교육사역으로 ‘순종의 삶’

조해환 목사(오른쪽)와 조에스더 목사는 고희를 넘어 새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민교회의 연조가 깊어지면서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세대 교체가 한창이다. 이민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목회의 길로 들어선 목사들 가운데 상당수도 일선에서 은퇴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은퇴 이후 새로운 사역의 길에 접어들고 마침내 순종의 열매를 풍성히 맺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해환 목사와 조에스더 목사 부부는 이민 온 다음 남가주에서 목회자가 됐다. 조해환 목사는 사우스베이 지역에서 충신장로교회를 개척해 이십여 년을 섬겼다. 그리고 나이 일흔을 훌쩍 넘긴 지금은 중국 선교에 헌신하면서 교육 사역에 열중하고 있다.

“개척한 교회가 크게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보람을 느낀 삶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민 와서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진 사람도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인생만큼 알찬 게 없어요. 지금 와서 되돌아 봐도 그렇습니다.”


부인 조에스더 목사도 남편의 뒤를 이어 목회의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교회를 섬기면서 이십 년 동안 UCLA 채플린으로 봉사했다. 깊은 병에 걸려 신음하고, 죽음의 언저리에서 방황하는 환자들에게 생명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용기를 추스르도록 도왔다. 그녀의 부친은 서울 석광장로교회와 롱비치 열린문교회를 담임한 김도검 목사다.

두 사람은 십 년 전부터 중국의 신학교를 돕고 있다. 돈이나 물자가 아니라 이들의 은사인 교육을 통해 진실하고 유능한 목회자를 배출하는데 힘을 돕고 있다.

“신학교의 수준이 높아져야 목사의 자질도 향상되고 결국 교회와 성도가 바르게 설 수 있습니다. 현지 신학교 커리큘럼을 개선하고 졸업생에게 미국의 공인된 학위를 제공합니다. 신학생의 자세가 달라지고 목사의 사명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지요.”

두 사람은 이번 달 하손대학교를 개강했다. ‘하나님의 손’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짓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지난 2008년부터 평신도 리더를 육성하는 수료 과정으로 진행하다 이번에 정식 학위 과정을 시작했다. 신학, 기독교교육 학사부터 목회학 석사와 기독교 교육학 석사 그리고 목회학 박사 및 신학 박사까지 과정을 두루 갖췄다. 부인 조에스더 목사가 학장을 맡았다.

“선교지 다섯 군데에 있는 분교에서도 지역 사정에 따라 계절학기 교육과 지도자 재교육을 실시합니다. 미국 신학교의 과정과 수준을 따라 신학생을 교육하고 학위까지 주게 됩니다. 세계 복음화를 위해 선교 현장의 현지 지도자를 키우고 예수님의 군사로 세우는 선교 훈련장입니다.”

은퇴 연령을 맞이하는 베이비부머 이민 기독교인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은사를 제대로 발견하고, 사심 없이 순수하게 헌신한다면 백세 시대에 새로운 인생길이 눈앞에 펼쳐질 수 있다.

문의 (310)347-6394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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