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미관계와 중국의 역할

2017-04-07 (금)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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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제에 문외한이란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트럼프는 전략적 인내로 일관했던 오바마 정부와 달리 본격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는 한국의 사드배치로 불편해진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북핵해결을 빌미로 기선을 제압해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의 핵심성과로 부상시키려는 전략이 깔려있다.

이미 제임스 패터스 미국방장관은 미-영 국방장관 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이슬람국가나 이란문제에 앞선 최대 안보현안으로 강조하며 트럼프정부는 유엔을 통해 협력하고 동맹국들과의 협조하에 북한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려 하겠지만 성과가 없을 경우 대안책으로 강력한 행동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미중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에 북핵 해결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압력을 가함은 물론 중국경제의 침체와 미국경제의 회복으로 그동안 중국의 눈치를 봐야했던 관계를 청산하고 세계유일의 슈퍼파워로서 미국의 초강대국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다.


오바마가 미국 경제침체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미중경제전략 회담을 통해 G2국가로서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동등하게 격상시켜 미국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면 트럼프는 미국경기회복을 계기로 중국을 다시금 2등국가로 전락시키려는 것이다. 북한문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은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북한 문제를 필두로 중국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다. 사드배치로 동북아에서 사드의 사정권내에 드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모두 미국의 동북아전략의 하부구조로 둠으로써 명실공히 초강대국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에 가장 큰 도전세력인 중국을 위시해 러시아와 북한을 아우르며 동북아패권을 회복해 전세계 유일의 슈퍼파워로서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핵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포석을 연 트럼프 정부의 북미관계에서 중국의 역할을 세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북핵 해결의 가능성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김정은은 한반도에서 중국과 러시아마저 위협하는 사드배치로 군사행동을 통한 국가전략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 왜냐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북한의 편에 서는 일을 꺼려함은 물론 미국의 대북정책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북핵 해결에 직접 나서며 북한을 다각도로 압박하려 할 것이다.

이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국가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대북문제에 긴밀히 공조함은 물론 동북아 안보차원에서 사드배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고 미중관계를 악화시키는 남한에 대한 보복적 행동들을 삼가 해야 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동북아에서 남한과의 경제와 무역의존도가 북한과의 기존동맹관계를 훨씬 능가할 만큼 중요해졌고 미국에 경제력이나 군사력 그 어느 면에서도 도전할만큼 부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북아에서 중국의 부진을 만회하는 길은 미국뿐 아니라 남한과도 전략적 외교를 위한 선택방안으로 북한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머지않아 중국은 러시아에 동북아 1위의 패권자리를 내주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서두르며 동북아 일인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써니 리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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