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카드 보안 담당자 사칭 신종사기 기승

2017-04-01 (토) 06:14:13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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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상적인 거래 발견됐으니 카드뒷면 번호 달라”

직원 뱃지 넘버·컨트럴 넘버 등 불러줘 피해자 안심
“카드사는 소지자에 카드관련 정보 안 물어” 주의

뉴저지의 한인 A씨는 마스터 카드 보안 담당자라고 밝히는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그 남성은 크레딧 카드에 비정상적인 거래가 발견됐으니 사용하지 않은 금액이라면, 개인 정보가 도용된 것이라며 카드 뒷면의 번호를 불러달라고 요구한 것.

일단 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A씨는 “번호를 불러주려다 사기 전화인지 의심이 들어 그냥 끊어버렸다”며 “나중에 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스캠 전화를 받은 것이라고 확인해줬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비자와 마스터 등 크레딧 카드 정보를 빼내는 신종 사기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뉴저지주 경찰국은 올 들어 새로운 패턴의 전화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스캠 전화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이 요구하는 정보는 크레딧 카드 뒷면의 세자리 보안 번호 뿐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의심을 쉽게 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들 사기꾼들은 자신들이 비자나 마스터 카드의 보안 사기 전담 부서 직원이라고 소개한 후, 자신들의 뱃지 넘버 5자리 숫자를 밝힌다. 이어 크레딧 카드 기록에서 비정상적인 구매 패턴이 발견됐다며 해킹 가능성을 제기하고, 피해를 막기 위해 실제 구매를 한 것이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크레딧 카드 뒷면의 보안 번호를 불러달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해당 크레딧 카드의 발급 은행 뿐 아니라 크레딧 카드 소지자의 이름과 주소 등을 정확히 불러주며 피해자를 안심시킨 후, 이번에 빠져나간 수백달러의 피해액은 다음 달 발송되는 사용 내역서에 크레딧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알려준다. 이어 추가 질문이 있으면 비자 카드 뒷면의 콜 센터 번호로 전화를 하라며, 단 추가 질문을 위해 이번 사안에 대한 컨트럴 넘버가 필요할 것이라며 6자리 번호도 불러줘 피해자가 안심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경찰국의 설명이다.

이같은 사기 전화를 받은 한 피해자 중 한명은 전화를 받은 후 20분여가 지나, 비자 콜센터에 전화를 했다가 15분 전에 이미 자신의 카드에서 수백달러의 금액이 계산됐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는 것.

경찰국은 “이들은 카드 앞면의 번호를 묻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들이 사기전화임을 의심하기 어렵다”며 “이같은 전화를 받으면, 카드 회사에 직접 알아보겠다고 말하고 끊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실제 카드회사에서는 뒷면의 세자리 번호 등 모든 정보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카드 소지자에게 카드와 관련한 아무런 정보도 묻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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