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다오 맥주 불매 등 한국서 반중 감정 확산
▶ 여행업“중국관광 악영향”,요식업 ‘손님 줄라”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 1위로 오른 중국 칭다오맥주가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갈등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노골적인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우리도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서 시민들이 맥주를 고르고 있다. <연합>
중국이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수위를 높이면서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중국의 무차별 보복에 반발하는 한국 국민들의 반중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칭다오 맥주, 샤오미 휴대폰, 하이얼 TV 등 중국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이 이는가 하면 중국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 등 한국기업들이 중국정부의 표적이 돼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대통령 탄핵정국에 휘말려 한국정부가 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쌓인 분노가 반중 감정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김모(36)씨는 가족과 함께 떠나려했던 중국여행을 포기했다. 오는 15일 출국 예정이던 항공권을 모두 취소했는데 중국이 보복성 조치에 나선 것을 보고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중국 내 반한 여론이 갈수록 도를 넘는 걸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며 “중국 가서 돈 쓰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고 말했다.
칭다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 관계자는 “수요가 늘면서 맥주 수입량을 늘렸는데 갑자기 불매 운동이 벌어져 비상”이라며 “반중 감정이 계속되면 피해가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인터넷과 SNS에도 중국을 성토하고 중국제품 불매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제까지 한국은 당하고만 있을거냐” “차이나타운을 강제 철거하자” “중국 관광 금지조치를 취하자” 등의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여행과 요식업계 등을 중심으로 뉴욕 한인 경제계도 긴장의 끈을 바짝 죄고 있다.
다양한 중국관광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한 한인 여행사 대표는 “아직은 예약 취소가 이어지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돼 반중 감정이 한인사회에 영향을 미칠 경우, 중국 관광 상품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 된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최근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관광 상품 판매가 이미 주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인 요식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플러싱 소재 한 한식당의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계 고객이 줄었다든가 하는 영향은 없다”며 “하지만 중국계 고객의 비중이 큰 만큼, 상황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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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