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업계 구인·구직시장 여전히 ‘냉랭’

2017-03-08 (수) 07:35:37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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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 안되는데 최저임금은 오르고…불체자 단속 걸릴까 일 못 구하고…

네일업계,인건비 부담 직원채용 미루고
요식업소,반이민 정책 여파 구인난 심화

맨하탄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아직 구인 광고를 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성수기에 앞서 2월말부터 구인에 나섰으나 올해는 한달 정도 늦추기로 했다. A씨는 “장사는 안되고 최저 임금은 올라, 일찌감치 직원을 충원할 여력이 없다”며 “누구를 고용하느냐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초보자보다는 숙련공 위주로 직원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한인 업계 구인•구직시장은 여전히 겨울을 보내고 있다.
최저 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이 맞물리며 업계의 구직난과 구인난 등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는 것.


인건비 부담이 커진 업주들의 경우 구인 규모를 줄이고 더욱 까다로워진 구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한인 기술자들의 구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반면 기술자 채용이 절실한 한인 업주 중에는 마땅한 직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 하는 등 업종에 따라 사정도 천차만별이다.

플러싱의 오케이 직업소개소에 따르면 1월에 비해 구직 의뢰자의 수가 3분의 1 줄면서 특히 요식업계의 구인난이 가중되고 있다. 오케이 직업소개소의 한 관계자는 “반이민 정책으로 서류 미비자에 대한 단속과 검거 소식이 들리면서, 라티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좀 잠잠해지면 일을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불면서 한인 식당 같은 경우 직원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본국에 송금하려는 서류 미비자들 중 소개 수수료를 아까워해 선뜻 직업 소개소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늘거나, 단속을 피해 타지역으로 옮기려는 경우 등으로 전반적으로 구직, 구인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한인네일협회에 따르면, 네일 업주들이 구인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크다. 이상호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예전 같으면 요즘이 한창 구인 시즌인데 반해 올해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인건비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면서, 4월 성수기에 임박해서 구하려는 업주들이 상당수”라며 “또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을 줄이고 대신 가격을 인상함으로서 난관을 헤쳐 나가려고 하기 때문에 구인 규모도 자연히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비용은 10-20% 인상하고 대신 예년 성수기에 비해 직원의 수는 10% 줄이려는 업주들이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특히 고용 인원 규모와 지역에 따라 8달러 내외의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이왕이면 초보자보다 중급 기술자 이상을 선호하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

엘름허스트의 한 직업 소개소 관계자는 “반이민 정책으로 서류 미비자의 설자리가 좁아진데다, 최저 임금도 더욱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어, 노동의 양보다는 질을 까다롭게 따지는 업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올해도 문제지만, 이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이같은 이중고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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