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의 수명

2017-03-06 (월) 최효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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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이 46세의 짧은 생을 이국 땅 말레이시아에서 마감하였다. 그는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의 사촌 형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권력과 부를 누리며 편하게 살 수도 있었겠는데 입바른 소리를 하며 외지를 전전하다가 결국 6인조 암살단에게 살해되고 말았다.

“사람은 사는 날이 적고, 괴로움이 가득하며, 꽃과 같아서 쇠하여지고, 그림자 같이 머물지 아니한다.”(욥기 14:1-2)고 성경은 말한다. 솔로몬 왕은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른지 너는 알 수 없다.”(잠언 27:1)고 인간의 무지를 한탄하였다. 시인 다웟은 “인생은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다.”(시편 103:15)고 한탄하였다. 모두가 사라져가는 인생을 읊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 ‘인간의 수명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최장수 마을은 바로 뉴저지 주 버겐 카운티라고 한다. 특히 버겐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이 92세로서 최고의 수명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도 분석되었는데 그들은 정부의 좋은 혜택을 받으며, 교회에 출석함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지적되었다. 늙을수록 고립되면 안 된다. 어울림이 장수의 비결이다. 같은 말, 같은 문화 속에서 기를 펴고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시카고 대학의 올산스키(Olshansky) 교수팀이 미국인의 수명을 연구하였는데 백인이 흑인보다 장수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살며, 교육을 많이 받은 자가 적게 받은 자보다 수명이 길다고 한다. 세계에서 미국인의 수명은 41위로 쳐졌는데 30년 전만 해도 14위였었다. 수명이 짧아진 것은 알콜(술), 환각제, 담배 등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사람은 아기로 태어날 때 주먹을 쥐고 왔다가 죽을 때는 손을 펴고 간다. 왜 그럴까? 이런 부질없는 질문을 스스로 해 본 나는, 살기 시작할 때는 무엇이건 움켜쥐려고 하고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것을 놓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라고 대답하여 보았다. 이런 보잘 것 없는 인간이 엄청난 돈과 권력을 탐하니 서글픈 일이 아니겠는가!

굼벵이로 시작하여 나비로 끝나는 것이 자연계이다. 그러나 많은 인간은 나비로 시작하여 굼벵이로 끝난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유유히 밝은 얼굴로 착한 사람처럼 태양 밑을 걷는 그대는 도대체 누구인가? 때로는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움직이는 것도 피곤하고, 기도하는 것도 지루해 하는 그대는 과연 누구인가? 괴로움 속을 걸으며 누군가가 자신을 비웃으리라고 염려하면서 선남선녀인 것처럼 어깨를 펴고 걷는 그대는 과연 누구인가?

유명해지는 것은 누추한 일이다. 이름이 결코 인간을 높이지는 못한다. 인간 창조의 목적은 헌신에 있고, 세상의 평가나 소위 성공에 있지 않다. 도대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결코 자랑이 못 된다. 거짓 이름으로 살아가서는 안 된다. 우주의 사랑을 가슴에 받고, 미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 발자국씩 건실하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 결국 승리이다.

모든 사람은 교만이란 점에서 동등한 것 같다. 차이가 있다면 각자 교만을 드러내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그리스어로 인간을 ‘안드로포스’라고 말하는데 직역하면 위를 보는 자란 뜻이다. 과연 그대는 위를 보고 걷고 있는가? 인간들은 결국 스스로를 파괴한다. 남들이 자신을 해친다고 비난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가 스스로를 해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한 카스칼은 같은 책에서 ‘인간은 오르간이다“고 말했다. 리듬과 하모니를 갖춘 인간이 온전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남과의 조화(하모니), 자신과의 조화, 신과의 조화를 잘 유지하는 것이 우주의 하모니에 동참하는 첩경이다.

<최효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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