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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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의 지혜

2017-02-23 (목) 한재홍/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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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자주 감정으로 치우치는 사건에 마주치곤 한다. 이때 정으로 대하게 되면 낭패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그런 과정으로 인해 자칫 질서가 깨지는 누를 범하게 되면 더 큰 불행을 맞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론 ‘No’와 ‘Yes’를 잘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진정한 질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살면 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바른 질서가 앞서야 한다. 질서란 법보다 우위에 있는 사고가 있을 때 보여지는 결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정으로 엮여 있다. 그래서 정으로 관계가 쌓이다 보면 질서는 깨질 수 있고 법도 무너지기 쉽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현실이 바로 이것이다. 정은 서로에게 분명한 선이 지켜질 때 오래 계속되고 든든하게 지탱되는 법이다.
No의 지혜는 바른 관계를 세우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정 때문에 ‘아니요’를 잘 못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는 자녀교육에서부터 삶의 전반에 분명한 대답이 절대 필요함을 가르치는 교육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선행돼야 한다. 사소한 인간관계에서부터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이런 교육이 절대 필요하다. 정의 교육이 때로는 좋은 점도 물론 있다. 또 삶을 사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근본이 흔들리는 결과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잘못된 현실은 모두 교육의 부재에서 왔다고 본다.

아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청문회의 답이 아니라 해야 할 일과 아니 할 일을 구분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이란 많은 부분에서 불법에 가까운 일에 연루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가져온 것이 `보증'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일로 불행한 결과를 맞아 가정이 깨지고 자녀들이 길거리에 내버려지곤 했는가. 모두가 정 때문에 No를 분명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윗사람의 부탁에도 마찬가지다. 마지못해 정이나 눈치 보기에 어쩔 수 없어 ‘아니요’를 잘 못하다 당한 고통도 또 얼마였던가?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정보다 질서를 세우며 바르고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적극 나서자. 우리는 옳고 그름 앞에서 언제나 No와 Yes를 바르게 하는 사회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서 나 자신 정 때문에 거절하지 못해 난처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짐으로 남고 말았다. 그렇다고 냉정한 삶을 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뿐 아니라 남에게 아닌 것을 부탁하는 결례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키는 사고가 앞서야 한다.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한계가 분명해야 된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중요하다. 정도 흐르며 질서가 세워지는 아름다운 사회 건설을 위하여 이제부터 우리의 삶에서 기본적이 예의를 지켜나가자. 이것이 진정한 이웃사랑이고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한재홍/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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