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원한 미소

2017-02-18 (토) 손한익 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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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아름다운 얼굴은 미용 시술로 살 수는 있으나, 아름다운 미소는 돈으로 살 수 없다. 미켈란젤로의 거작 ‘모나리자’ 는 그 미소에 가치를 둔다고 한다. 미소는 보는 사람의 마음에 평안과 만족을 준다.

미소는 밝은 마음을 가질 때 안면 근육의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여 진다. 어두운 마음 상태에서 미소를 짓기는 무지 힘들다.

죽은 사람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입을 벌리고 계신다. 아마 마지막 날숨을 쉰 뒤에, 들숨을 쉬어 보려고 노력 했으나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진다. 그래서 장례 뷰잉을 준비 할 때 입을 다물게 해 드리는 것은 기본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유족들께 평안과 서비스 대만족을 드릴 방법 중에 또 하나가 있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방법이다. 눈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표시도 잘 안 난다 마는 입은 쉽다. 입술은 보톡스로 팽팽하게 하고, 살짝 당겨준 후, 입술 양끝 부분을 약간 올려 드리면, 마치 빙그레 웃는 듯한 밝은 표정을 뛴다. 이를 보고 유족들은 크게 만족해한다. 천국 가셔서 표정이 편안하시고 밝다고들 한다. 사실은 만들어낸 가짜 미소이지만 오랫동안(썩을 때까지) 항상 그 미소를 뛰고 계실 줄 유가족은 믿을 것이다.

적지 않은 위로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한편 허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이미 죽은 목숨을 되살릴 수 없기에 비록 가짜 미소지만 한번 밖에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썩어 가는 부위를 고치고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를 존경 한다. 이에 비하면 장의사는 천한 직업인 것 같다.

의사 보다 더 존경하는 전문인은 목사라고 여겨진다.
의사가 사람을 잠시 살린다면, 목사는 죽은 사람을 살리고, 영원히 살 수 있는 길로 인도해 준다고 하니,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서도 가장 귀한 일이 아닌가 싶다. 고인의 영원한 미소를 상상하며 축복하고 싶다.

<손한익 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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