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술의 향기

2017-02-18 (토) 김상준/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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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를 황홀하게 만들고 우리를 도취케 하는 것이 예술이다. 좋은 그림이나 조각 앞에 설 때 우리는 생의 희열을 느낀다.

사회의 고령화 현상이 급진전됨에 따라 70세 이상 고령노인들의 사회적응 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특히 한인 노인들은 생산적이거나 자립적인 생활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 가정에서나 이웃에서 심지어 교회에서 조차 교류 하는데 不可親 不可遠(불가친, 불가원)적 존재로 취급한다. 그래서 낙이 없고 삶이 후회스럽게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다. 이들에게 자기를 다시 찾고 긍정적 삶으로 돌아와 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예술이다.

미술에는 Fine Art와 Commercial Art 두 종류가 있다.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이다. 작가의 순수한 마음(美) 50%를 작가의 기예(技藝) 50%로 묘사, 명암, 볼륨, 원근, 구성, 비례, 통일의 術을 발휘하여 자기개성을 가미 작품을 창조한다. 이것이 Fine Art, 순수미술이다. 상업미술은 금전적 이익을 염두에 두거나 타인의 마음에 들도록 技을 발휘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이 상업미술이다. 작가의 순수성이 없다. 아름다움이 없다. 관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예술가들은 가난하고 삶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작품 만드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창작한다는 희열에 빠져 살을 베고 뼈를 깎는 듯한 창조의 질곡을 겪으면서 작품 제작에 매달린다 이런 작품에서 솟아나오는 작가의 순수한 마음을 대 할 때 삶의 희열이 몸을 감싼다.

2,3일전 신문에서 어느 여류화가의 병상기를 읽었다. 그 작가의 마음의 향기가 내 마음에 스며들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아픈 것에 두려움은 있었지만 아프고 슬픈 것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 수술 후 팔을 거의 쓰지 못할 때 연필로 스케치북에 드로잉을 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에도 예술가로서의 영감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에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그릴 수 있다는 것이 강력한 진통제가 됐다. 낙이 없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이들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순수 예술 작품에는 이런 작가의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중섭이나 박수근이 유명한 화가들이고 그림 값도 무척 비싸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한 시대를 고통스럽게 살다가 비극적으로 죽어간 많은 예술가들 중의 일부일 뿐이다. 물론 특별한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낸 화가들도 아니다. 그들은 분단 현실 속의 사회적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굶어 죽다시피 가난하게 살다 죽어간 예술가다. 고통스러운 환경에서도 예술가로서의 긍지를 잃지 않고 작품창작에 매달렸던 예술가다.

음악에 관한 명언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음악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기쁨과 흥겨움을 주는 신의 목소리다. 음악은 상처 난 마음을 치료해 주는 명약이다. 우리에게 사랑을 가져다주는 좋은 음식이다. 극심한 소외감 속에 살아가는 한인노인들은 어두운 환경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한다. 예술의 향기에 자주 젖을 기회를 많이 만들수록 좋다. 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준/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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