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표창원의 ‘표현의 자유’

2017-01-31 (화) 전관성/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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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국의 입법기관인 국회 건물내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시국비판 풍자전시회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저속한 창녀처럼 보이는 에두아르미네의 누드화에 박근혜 대통령 얼굴을 포샵해서 올린 ‘표창원 풍자 그림’, 일명 ‘더러운 잠’이야말로 한동안 잊혀졌던 진보론이 되살아나게 하고 있다.

대선후보 주자로 인기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과 문제의 작품을 나란히 받쳐들고 파안대소하는 얼굴을 보면서 과연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수준이 이 정도일 줄이야! 탄성이 절로 나온다.

더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그 흉칙한 나체 사진 뒤에 태극기를 배경으로 삽입한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소름이 돋는다. 아무리 촛불시위가 만연하고 집회세력의 힘으로 정권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이지만 이건 아니라고 본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 태극기 게양을 차단하고 있는 현실에서 해괴망측한 사진을 놓고 작품성 운운 하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지만 이것은 여성대통령이 아니고 남성 대통령이었다 해도 예술작품으로서의 ‘풍자’ 운운하며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더욱 가소로운 것은 이번 ‘국회전시’에 대한 국민 반응 중 53.9%만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이를 전시하도록 주도한 표창원은 말할 것도 없고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수준이 더 실망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안 통과가 법리적으로 합법적이냐 아니냐를 논하기 전에 아직은 엄연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설령 소속 정당이 다르고 정치철학이나 이념이 상반되는 관계라 할지라도 아직은 국가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를 묵살하는 수준을 넘어선 시장바닥수준의 저급한 착상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의 주인공인 표창원은 경찰대학 행정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범죄과학 연구소 소장직과 국회의원직을 겸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막강한 인물이다.

누구 말마따나 ‘헬 조선’ 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표의원에 대한 징계절차 돌입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는 표현의 자유보다 여성 모독이 쟁점”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건 여성이기 이전에 또 여성대통령이기 때문이 아니고 엄연한 인권 모독, 인권 침해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전관성/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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