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수산업계 연어값 급등·구인난 ‘이중고’

2017-01-27 (금) 06:44:48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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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부족으로 1년새 70%나 올라…효자어종 실종

▶ 트럼프 반이민정책·최저임금 인상,인력 수급 악재

한인수산업계 연어값 급등·구인난 ‘이중고’

연어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인수산업계가 울상이다. 브롱스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을 찾은 한인 수산인인이 연어 등 수산물을 흥정 하고 있다.

한인수산업계가 인기어종의 가격 상승과 구인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인기어종 연어의 도매가격이 1년 새 70% 가까이 뛴데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구인난까지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

한인수산업계에 따르면 브롱스 소재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에서 연어 도매가격은 1년 전 이맘 때 3달러가 조금 넘었는데 4달러대를 유지하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달러를 넘어섰다. 나스닥의 최근 자료에도 연어 도매가격은 지난 3개월 새 13% 뛰었다. 도매가격 상승으로 소매가격도 1년전에 비해 약 40% 올랐다.

이 같은 연어가격의 상승은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 세계 연어 공급량은 1년 새 9% 하락 했다. 특히 중국의 연어 소비가 늘면서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있고 이상기후로 인한 바닷물 온도 상승과 생태계 변화로 자연산 연어 경우, ‘바다 이’ (Sea lice)등 각종 기생충의 영향으로 공급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맨하탄의 한 한인수산인은 “도매가격 상승 폭 만큼 소매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단골손님을 잃지 않으려면 마진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며 “연어는 생태와 더불어 한인수산인들에게 효자 어종이었는데 이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숨지었다.

연어 가격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뉴욕일원에 공급되는 연어는 캐나다와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칠레산이 대부분인데 여전히 수급이 좋지 않기 때문. 칠레산 연어의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사실 이도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새해 들어 한인수산업계를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구인난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멕시코 정부간 갈등의 불똥이 한인수산업계에 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수산업계에 따르면 각 업소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하고 있는 직원의 99%가 멕시칸이다. 최저임금이 15달러까지 오르면 오버타임(임금의 1.5배) 지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40시간 이상 일을 시키기가 어려워지는데 현실적으로 오버타임 없이 최저임금만 받으려는 직원이 적어, 구인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한인수산인협회 황규삼 회장은 “예를 들어 직원 2명(오버타임 포함)이면 충분했던 업소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버타임 지급이 어려워지면 기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여, 한 명을 더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문제는 40시간만 일하는데 만족해하는 직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직율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회장은 “멕시칸 직원을 꼭 필요로 하는 한인수산업계에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멕시코 국경 장벽건설에 대한 행정명령 서명은 반갑지가 않다”며 “잠시 고향에 다녀온다고 멕시코로 떠난 직원이 재입국을 하지 못하는 등 국경은 이미 강화돼 앞으로 멕시칸 직원 구인은 더욱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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