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의 길을 찾아서

2016-12-07 (수) 서병선/ 뉴욕예술가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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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려 200만 인파가 모여들었고 모두가 한결같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이 집회로 인해 나라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 사건은 300여명의 꽃 같은 고등학생들이 바다물속에서 목숨을 잃은 비극의 아픔이 사라지기도 전에 일어난 또 하나의 큰 비극이다 .이 모두는 한국 정신문화풍토가 빚어낸 산물이다.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이러한 비극이 계속해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원인을 찾아서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날의 극심한 가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물질, 물질만을 외치고 한길로 달려오는 동안 어느덧 물질만능사상이 온 한국땅을 물들였고 이기주의가 극도로 팽대해졌다. 정신문화를 육성하고 보급시켜야 할 문화계와 교육계까지도 물질로 오염되고 부패하여 그 기능이 마비되어왔기 때문이다.


음악회와 미술전시회가 홍수를 이루어 왔어도 정직성 부재현상이 여전한 것이 그 실제적 입증이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누구나 대학입시를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지내야 하는 입시지옥에서 인성이 메마르는 비교육적 수난을 겪으며 살아왔다.

이와 같은 병폐는 온 나라 각계각층이 부패로 물들고 정치적 혼탁상은 끝이 안보이며 가치관과 도덕관이 무너져 이혼율, 자살률이 세계 제1위이고, 인륜을 저버린 사회악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경제가 발전했다고 오만해 있을 때가 아니다. 온 국민이 깨어나 겸손을 되찾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

독일도 한때는 동과 서로 갈라진 민족분단국가였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싸우지 않고 서신왕래, 문화교류, 친지상봉이 자유롭더니 10년 만에 통일했다. 독일통일은 독일국민의 가곡사랑이 가져온 문화정신의 결과물이라고 본다.

가곡의 발상지며 온 국민이 가곡을 사랑하고 살아오는 동안 지성, 소박, 정직, 사랑 등 문화적 자질이 국민정신문화에 주축을 이루어왔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한국 땅 방방곡곡과 한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계 도처에도 유행가로 가득 찼다. 유행가는 일시적 흥을 돋우고 자극적 쾌락을 주는 노래다. 물론 이와 같은 유행가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온 나라에 가득 차 국민의 정신문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정신문화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자장가’를 부를 때 어린이 사랑을, ‘어머니의 마음’을 부를 때 어머니사랑을, ‘선구자’를 부를 때 나라사랑을, ‘들장미’를 부를 때 자연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 이를 온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하자! 그러면 우리 생활에 진정한 삶의 기쁨이 넘칠 것이다. 가곡이 있는 곳에는 불의가 사라지고 아름다운 사랑이 꽃피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찾아오리라!

<서병선/ 뉴욕예술가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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