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스로 거지가 되는 노인아파트 신세

2016-12-03 (토) 신충식/노인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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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경제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살아갈까? 내 경우 65세가 거의 되어서야 정부에서 주는 소셜 시큐리티 수령액을 얼마만큼 준다는 편지를 받고 본격적으로 은퇴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29세부터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서 세금을 많이 냈기에 정부에서 받는 금액으로 현재의 살림만 줄인다면 그럭저럭 일 안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계산이 나왔다. 내 경우 66세에 돈이 나오기 시작에 맞추어 사업도 정리하고 30년 살던 집도 처분 하면서 어디로 가서 살까를 찾기 시작 했는데 주변에 돈 많은 노인들이 하나같이 노인 아파트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런 정부보조 아파트에 살려면 은행 잔고에 2,000달러 이상 있으면 자격이 정지 된다고 한다.

그러니 수 십 만 달러를 가진 그 노인들이 어떻게 그런 아파트에 살까 의문이 들었는데 쉽게 그 의문이 풀려 나갔다. 미국 사람들과는 달리 한인노인들은 자녀를 너무 잘 믿어서 애들에게 수 십 만 달러의 돈을 맡겨 놓고 언제든지 돈을 타다 쓰려는 계산으로 통장에 자기돈 2,000달러만 유지하고는 몽땅 애들 통장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포트리 근처 어느 노인 아파트를 방문해 봐도 100가구중 본토 미국인 20명에 한국가정이 80명으로 분포를 이룬다. 동네 주변 한국 인구는 그와 반대로 본토인구 70%에 한국인 약30%가 살고 있다. 인구 비례로 보면 한국인이 압도적이다. 동네에서는 한국인이 마이노리티지만 노인 아파트 안에서는 백인들이 마이노리티로 살아가고 있었다.


헌데 애들에게 맡겨놓은 돈이 시간이 지날수록 임자가 바뀐다는 걸 부모들이 깨닫게 될 때쯤 이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스스로의 욕심으로 스스로를 빈 털털이로 만든 헛 똑똑이 불쌍한 노인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런 경우 때문에 정말 어려움으로 노인 아파트에 갈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불공평을 만들게 된다. 그동안 이 사회 속에서 잘 살아왔으니 노후에는 이 사회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본인도 행복하고 자기보다 못한 노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기적인 마음, 한 푼이라도 정부에서 혜택만 생각하는 한국인 노인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런 사실을 지금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많은 한인노인들에게 진심으로 알리고 싶다. 몇몇 노인 아파트 사시는 분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 즉, 자녀들에게 건넨 돈은 돌아오지 않는 강이 되며 자녀는 노력하지 않고 생긴 돈이라서 그 돈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아 절대로 성공하는 자식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신충식/노인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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