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을 뒤집는 사나운 폭풍

2016-12-02 (금) 한철학/ 한의사
크게 작게
박근혜 대통령의 실책으로 일어난 폭풍이 거대한 파도를 일으켜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그의 취임 이래 끊없이 이어졌던 이해하기 힘든 인사 참사나 소통의 문제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가 시스템을 잘 이용하지 않았고, 전문가 그룹으로 부터 두뇌를 빌리지 않은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에 상당한 결격 사유가 있음도 알게 되었고, 성격적 취약성도 더불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주변 참모는 물론, 여당 지도부의 적나라한 모습도 드러나게 되었다.

박 대통령 취임 초부터 4.13 총선 패배까지 보여준 그들 일련의 행동들은 많은 부분에서 무능과 무소신의 복합체였다. 경륜의 결핍 뿐 아니라, 강직성, 용기, 진정한 애국심의 결여 등도 확실하게 드러났다. 그러다가 박 대통령의 중대한 실책으로 많은 국민들로 부터 질타를 받게 되고 사면초가에 몰리자 이들은 오히려 한발 앞서 대통령을 비난하기까지 한다. 무능과 무소신에 더하여 인격적으로도 형편없는 인물들이었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형상이다.


이번에 박 대통령의 단점과 실책으로 국가가 파국에 이르기 전에 전모가 드러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대통령의 잘못은 법의 심판을 받되, 헌법상 주어진 대통령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 시스템에 의지하고 본인의 대오각성 아래 국가에 마지막으로 헌신할 기회는 주어야 한다.

당장의 하야가 일시적 국민감정을 해소 할지는 몰라도 국가에 해로운 것은 너무 명확하다. 이번 사태로 야당의 민낯을 확실히 보았다. 그들이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보여줬다. 야당의 정체성도, 색깔도 다 보여주었다. 여당의 지도부 사람들 능력과 인품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무능력에 배신적인 기질의 사람들도 모두 드러났다. 언론의 왜곡된 실상도 다 드러났다. 일부 언론에 의해 일정부분에서 국민들이 우물 안 개구리적 시각을 갖게 된 것도 자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언론 경우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병폐도 이 기회에 알게 되었다.

한국은 지금 이래 저래 위기다. 그렇지만 기회이다. 이제 병폐의 원인을 알았으니 고칠 일만 남았다. 대다수의 호응과 광장의 열기가 옳은 부분도 있지만 모두가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아무리 왜곡된 정보와 의도된 기획에 의한 것이라도 국민이 똑똑하면 된다. 한국은 지금 고함만 치고 있을 때가 아닌지도 모른다. 차분히 생각하면서 깊이 되돌아 볼 필요도 있다. 잘못된 판단으로 대세를 그르치면 그 어리석음의 쓴 열매를 오래 오래 맛보아야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철학/ 한의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