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 되는 팔자는 따로 있는 것 같다

2016-11-11 (금)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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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가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되었다. 사람 팔자란 알 수가 없다. 그녀는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서 16세 때에 모델이 되었다. 심지어 누드모델까지 했었다. 그런 그녀가 26세 때 미국에 왔고 그리고 2년 후에, 파티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트럼프는 두 번째 아내하고 살고 있는 중이었는데도 멜라니아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둘이는 깊게 사귀었다. 트럼프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하고, 멜라니아 하고 결혼, 그녀를 세 번째 아내로 맞이했다. 멜라니아가 모텔로 미국에 왔었을 당시, 어느 누가 그녀가 트럼프를 만나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이라는 걸 상상이나 했었겠는가?

내가 어렸을 때, 1956년, 신익희 씨가 모든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었다. 그의 당선이 확실시 되었다. 헌데 그분은 선거 일주일 전에 심장병으로 죽었다. 그러니까 쉽게 이승만 씨가 재선되었다. 4년 후, 1960년, 모든 한국 국민들은 조병옥 씨를 대통령으로 밀었었다. 그가 한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다들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미국 병원에서 맹장염수술을 받다가 죽었다. 그래서 이승만 씨가 재선되었다. 일국의 대통령은 누구나 다 함부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해서, 권력이 있다고 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있다고 해서, 마음 내키는 대로 마구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2002년에 이회창 씨는 어떠했는가? 이회창 씨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국민들은 다들 믿고 있었다. 이회창 자신도 자기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허지만 선거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한번은 김대중 씨에게, 그리고 2007년도에는 노무현 씨에게 어처구니없이 두 번이나 지고 말았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발언과 모든 무슬림들을 입국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했었기에, 소수민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았었다. 선거 한 달 전에 “11년 전 ‘음담패설’ 녹음 파일”이며, 10여명의 여자들이 성추행을 당했었다고 폭로하는 바람에 여론이 아주 나빠졌었다.

성질이 거칠고 막말을 함부로 하는 트럼프는 미국대통령으로서는 적격자가 아니라는 나쁜 평을 받았었다. 더군다나 유력한 많은 공화당원들이 밀어주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었기에, 그의 낙선은 거의 확실시 되었다.

이와 비교해서, 힐러리는 3회의 대통령선거 토론에서 다 이겼다. 그녀의 남편, 전직 대통령 빌 클린턴은 힐러리를 위해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다녔다. 현직 대통령 오바마 부부, 현직 부통령 바이든, 유명한 가수들이며 배우들이 나와서 열정적으로 선거 유세까지 해주었다. 대부분의 흑인들이며 히스패닉들이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

미국 밖, 세계 모든 나라에서는, 러시아만 빼놓고, 힐러리가 이겨주기를, 힐러리가 이기라고 기원했었다. 힐러리 자신도 자기가 이길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도,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힐러리가 지고 말았다.

트럼프는 시장이나 주지사는커녕, 시의회 의원도 해보지 못한 주제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그래도 ‘뭔가 있었기에’ 당선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트럼프는 어떤 때는 사업이 망해서 무너진 적도 두세 번 있었지만, 그래도 실패를 이겨내고 성공한 재벌가인 것이다. 나는 트럼프가 정치를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그리고 잘 해주기를 기원하고 그리고 진짜로 잘 해주기를 빌 뿐이다.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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