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지구 살 만한 세상

2016-11-14 (월) 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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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역사를 비관적으로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대자연이 힘차게 약동하는 이 좋은 계절에 지구의 멸망을 말하고 인생을 비극으로 보아서야 되겠는가? 우주 항공사들은 높은 하늘에 올라가서 초록색으로 빛나는 지구를 바라볼 때 그렇게 아름아운 것이 없다는 감탄의 소리를 한 결 같이 쏟아내고 있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해돋이의 기적, 아기의 탄생, 포옹의 아름다움과 축복 받은 식탁, 계절 따라 바뀌는 색깔의 조화와 아이들의 웃음소리, 과학자들의 놀라운 발명과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창작, 그리고 지구 여기저기에서 터지는 자유의 함성들! 지구는 아름답고 세상은 살만하지 않은가.

캘리포니아에서 방송선교를 하고 있는 해롤드 캠핑 목사는 5월 21일에 지구의 종말이 오는데 제일 먼저 뉴질랜드가 새벽 두 시에 망하고 뉴욕은 오후 여섯 시에 무너진다고 엉뚱한 예언을 하였다. 물론 빗나간 종말론이다. 신문사가 전화 인터뷰를 하였는데 정말 그 말이 걱정되어 일상생활을 중단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웃기는 얘기다’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그의 방송선교를 후원하고 있는 조지 핀 씨는 이 예언을 매스컴에 싣기 위하여 75만 달러를 썼다.


성서는 그 벽두에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가인이 질투하여 동생 아벨을 죽인다. “네 동생이 어디에 있느냐?”는 신의 질문에 “내가 동생을 지키는 자입니까?”하고 반발한다. 이웃과의 단절, 공동체 부인을 죄로 규정한 것이다. 그런 뜻에서 성서적으로는 고립과 오만, 이웃 부재가 죄의 뿌리이다. 복음서에 예수의 치병 사역이 많이 나오는데 그 모든 경우가 용한 의사로서의 예수를 보이려는 것이 아니고 고립되고 소외되었던 자를 가정과 사회로 돌려보내는 이야기들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 보다 더불어 사는 삶에서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낙원을 회복하는 길이다. 수입이 적어도 가치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체면과 격식을 갖추기보다 진실의 열매와 정직의 나무를 가꾸며, 습관의 올무와 반복의 쳇바퀴에서 뛰어나와 새 일을 꿈꾸고 땀 흘리는 긍지를 터득해야 할 것이다.

행복은 아주 단순한 것이다. 그대의 나그네 길에 물질이나 명예를 너무 많이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아이 같이 맑고 단순한 마음을 갖도록 애쓰며, 가족과 이웃과 대자연에게, 그리고 조물주에게 감사하는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면 족하다.

인류는 그 동안 약 7만 종류의 화학물질을 만들어냈다. 여기에서 나오는 유해 쓰레기의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쓰레기를 버린다. 사들이는 문화가 그렇게 만들었다. 산업국가들은 아프리카를 위시한 제3국에 쓰레기 문제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버리면 아프리카만 오염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 오염은 곧 전 세계로 돌아간다. 지구의 멸망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지구를 만드는 것이 창조자의 뜻일 것이다.

우리는 최근 무서운 재해를 보아왔다. 일본의 원전 소동, 미국의 토네이도 난리, 한국의 구제역, 사방에서 터지는 기름 누수 몽고에서 발생하는 황사 등 잘못된 종말론자들의 이야기 거리가 될 만한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지구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 흔히 천재라고 하는 것들도 엄밀하게 따지면 인재이다. 사람이 저지른 것들이니 사람이 연구와 노력을 기울인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인류의 생존 터전인 지구는 한 개 밖에 없고 지구를 대치할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는 엄숙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구를 사랑하고 아끼며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해야 한다는 것은 정치가자 과학자만의 과제가 아니라 지구에 발붙이고 사는 모든 인간들의 날마다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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