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승리한 코뿔소와 박근혜

2016-11-12 (토) 김길홍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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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사자를 백수의 왕이라 일컫는다. 암사자로 위풍당당한 힐러리와 마치 성난 코뿔소 같은 트럼프의 선거 일전이 마침내 코뿔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최근에 안 일이지만 동물 중 힘센 순서에서 사자가 랭킹 1위가 아니고 코뿔소가 1위라고 한다. 사자는 생각 외로 10위권이다. 그 안에 버팔로, 코끼리, 하마 등 많은 야수들이 있다.

이번 선거는 우리 한인에게는 생각할 점이 매우 많다. 먼저 한인들이 대부분 지지했던 민주당이 완전 패배했다. 지난 8년간 민주당이 했으니 바꾸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상하 양원도 모두 싹쓸이를 했으니 당분간 공화당이 판을 치게 되었다. 우선 공화당의 특색은 보수성이다. 보수성의 특징은 백인 우월주의와 정치적 패권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 기독교의 근본주의가 받쳐주고 있으니 답답한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가 주장하는 동성애 반대 등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미국은 미래를 바라볼 때 선거 공약처럼 자국 위주의 정책이 될 것이다. 그간 미국은 세계 경찰국이었다. 각국이 자국 위주의 경향에 따라 미국도 따라 갈 텐데 그렇게 되면 제재할 수 있는 나라가 없어 후진국의 인권이나 정치적 억압 등이 심해질 것이다. 세계가 추구해야 할 자유와 평등이 약화되고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갈등이 팽배해질 우려가 있다. 세번째, 대한민국과 미국간의 관계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는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하지 않았는가. 나라를 위해 이제 박근혜는 즉시 사임하되 시한부 날짜를 제시하고 배짱 있는 내각제 수반을 미국과 손잡게 해야 한다. 그 일이 그나마 국민에게 베푸는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영국의 명 외교관 디즈레일리가 세계를 주름잡던 프러시아(훗날 독일이 됨) 비스마르크를 두렵게 했던 것처럼... 그러기 위해서는 애국심과 철학 그리고 담력이 있는 자를 골라야 한다. 대등한 입장에서 트럼프를 대할 수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윈스턴 처칠같은 인물, 이런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살아 계신 하나님께 기도하며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 미국은 역사가 이제 겨우 300-400년 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에 비해 대한민국은 반만년, 어느 시련이나 풍파에도 꿋꿋하게 견뎌온 나라가 아니던가? 그러기에 아직 희망은 있다.

<김길홍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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