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칼럼/ 간의 기능과 분노로 인한 간의 손상

2016-11-08 (화) 최병희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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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肝)은 오른쪽 갈비뼈 밑에 숨어 있으며 그 중간에 담(膽)(쓸개)을 싸고 있고 간과 담은 안과 밖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간의 주요한 생리기능은 흩어서 펴는 소설작용(疏泄作用)을 하고, 피를 저장하며, 우리 몸의 힘살이라고 하는 근육을 주관하고 있다.

소설(疏泄)을 주관한다는 것은 우리 몸의 돌고 있는 기를 조절하고 정신 신경의 활동과 담즙의 분비와 배설등을 말한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이 담즙의 분비.배설의 기능처럼 같은 것도 있지만, 같은 인체를 연구한 학문이라도 근본 이론이 다른 것이 많다.

간장이 혈액을 저장해서 혈액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예로 하여 살펴보자.
임상에서 갑자기 분노하여 토혈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그 원인은 간에 있다. 갑자기 크게 노하면 정신상으로 격렬한 자극이 간기능에 영향을 주어 간장(肝臟)의 기운을 거꾸로 올라가게 하여 혈액을 저장할 기능을 잃게 하므로, 혈액은 기가 거꾸로 올라감에 따라 밖으로 유출하여 토혈을 야기하게 된다. 이때 쓰는 약은 지혈제(止血劑) 중에도, 간(肝)을 평정(平靜)하게 하는 약을 가하여 쓰게 된다.


또 간과 눈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급성안질로 눈이 붉고 붓는것은 간화가 상승한 때문이며,시력이 약하고 눈이 어지러운 것과 양쪽 눈이 건조 하다던가 밤눈이 어두운 눈병은 허한 증상으로 혈액이 간장을 자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의 기운은 눈으로 통하기 때문에 시력이나 눈의 병은 항상 간장(肝臟)을 같이 치료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심한 분노를 발하거나 억울함을 당했을 때, 특히 이민생활에서는 의사소통을 못하여 억울함을 당해도 하소연할 수 없어서 그 마음을 풀지 못하면 간의 기운이 꼬이게 되고, 간기가 꼬이면 곧 기체(氣滯)가 일어난다.

우리 교포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4.29폭동등과 같은 경우를 몸소 겪은 분들은 “너무나 놀라 기(氣)가 막혀서”라고 한다. 이 때의 가리키는 것은 곧 간기가 막혀서 기체(氣滯)가 된 것이며, 이러한 기체가 오래 가면 간의 양(陽)이 상승하여 머리까지 치밀어 오르게 되어 혈압이 오르게 된다.

그 특유한 증상으로는 머리가 우직우직 아프고,가슴이 뛰고,잠이 오지 않고,화가 나서 안절부절 못하고,어지럽고,눈앞이 어른어른하고.눈알이 퉁퉁 부어서 튀어 나오는 것 같고,혈압이 아주 많이 오르고,목 뒷줄기가 뻣뻣하여져서 작대기를 꽂아 놓은 것 같으며,손끝.발끝도 지리지리하게 된다. 이럴 때 혈압 강하제인 이뇨제를 써도 혈압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신경 안정제를 쓰면 효험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속으로 내상한 간기(肝氣)의 울체는 풀어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내상(內傷)한 간기(肝氣)와 역행하는 간화(肝火)를 다스리는 위하여 본원은 천마,구등.진간.소풍탕(逍風湯) 특히 가감시호서간탕(加減柴胡疏肝湯)을 사용하며 원천적 치료가 가능하다.

시호는 거꾸로 상행하는 간기를 풀어줌으로써 혈압을 동시에 내리며,꼬인 간기가 풀어지면 모든 분노나 불안.초조는 따라서 없어지게 된다. 먼 훗날 간질.고혈압.월경불순, 심지어는 불임에도 직접.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놀란 일이나 분노한 일이 있으면 꼭 단시일 내에 풀어야만 중병이 생기는 않는 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평강체질한의원 718-359-0980)

<최병희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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