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안 한 성전환자 금지
▶ 한인 올림푸스 스파 소송
▶ 워싱턴주 공화당 아태위 등
▶ “여탕서 남성 노출 허용 안돼 여성과 아이 보호해야” 비판
남성 성기를 가진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파 출입을 허용하는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한인사회와 보수 진영에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장과 여성 공간의 경계 문제를 놓고 미국 사회 전반에서 치열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향후 연방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률 전문 매체 코트하우스 뉴스서비스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여성 전용 스파인 ‘올림푸스 스파’가 수정헌법 제1조를 근거로 제기한 항소에 대해 제9 연방항소법원이 지난달 29일 결국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올림푸스 스파가 지난 2020년 1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의 입장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트랜스젠더 운동가인 헤이븐 윌비치는 차별을 이유로 올림푸스 스파를 워싱턴주 인권위원회(WSHRC)에 고발한 뒤, WSHRC가 트랜스젠더 입장금지 규정을 철회하라는 조치를 내렸고, 스파 측은 이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연방법원 워싱턴주 지법은 성 정체성을 이유로 고객을 제한하는 것은 워싱턴주의 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트랜스젠더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올림푸스 스파 측이 다시 “여성들만이 이용하는 스파에서 여성의 동의 없이 생물학적 남성을 출입시키라고 하는 것은 연방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항소를 제기, 연방 항소심이 진행됐었다.
이에 대해 제9항소법원은 3인 합의부 판결에서 판사 2대 1의 의견을 통해 하급심의 결정을 인정했다. 다수의견은 WSHRC의 조치가 연방 수정헌법 제1조 상의 권리(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을 직접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며, 스파 측의 거부가 넓은 개념의 차별에 해당하는 가운데, 스파의 정책 유지 여부는 수정헌법 제1조로는 다툴 수 없다고 봤다.
이번 항소법원 3인 합의부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한인 케네스 이 판사는 “이 스파는 20년 넘게 아무런 민원이 없이 입장 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20년 초 단 한 명이 이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자 정부가 개입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WSHRC가 자신들의 정치적 의제를 밀어붙이기 위해 권력을 휘둘렀다고 비판했고, 정치적 영향력이 약했던 아시안에게 차별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케네스 이 판사는 특히 한국식 스파의 특성을 강하게 옹호했다. 그는 “한국식 스파는 포시즌스나 리츠칼튼처럼 은은한 음악과 라벤더향이 감도는 개인 라운지가 있는 스파와는 다르다. 수백 년의 전통에 뿌리를 둔 한국식 스파는 고객들이 완전 나체 상태로 함께 앉고, 공개된 공간에서 전신 때밀이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정부의 조치는 여성들, 심지어 소녀들조차도 남성 생식기를 가진 고객들과 함께 나체로 있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스파의 출입 제한 정책은 성적 지향이 아닌 신체적 특성(남성 생식기 보유 여부)에 따른 것이므로, 주법상 차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방 항소법원의 결정에 대해 코리 한 워싱턴주 공화당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며 신체적으로 완전한 남성 성기를 가진 개인이, 나체로 여성들과 목욕을 하겠다는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정은 사회적 상식과 양심, 그리고 헌법이 보장한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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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