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주당 힐러리와 공화당 트럼프

2016-11-05 (토) 이상조 선교회 대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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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기인(奇人) 친구들이 몇 명 있다. 그 중에 윌리와 리처드가 특별한 기인들이다. 둘 다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친구들이다. 나를 통해서 윌리와 리처드가 서로 알게 되었다. 윌리를 처음 만났을 때는 홈레스인 줄 알았다. 윌리는 자마이카 출신의 흑인이고, 리처드는 이탈리아 계통에 백인이다.

윌리는 국가기관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문에 붙여있다. 다만 국가에 비상사태가 되면 연락이 되지 않는다. 여름에도 걸인처럼 겨울 자켓에 어울리지 않는 코트를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인터넷 관련된 것에는 천재적인 친구다. 이 친구는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친구다.

리처드는 역시 홈레스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머리를 28년 동안 깎지 않고 기른 기인이다. 머리를 잘 손질하지 않으면 여름에 냄새가 나서 고역을 치르기도 한다. 자신도 피해를 주기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쉬운 것은 아니다. 리처드가 머리를 기르게 된 동기는 전도하기 위하여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인생이 되었다. 지금도 사람들이 기인을 보고 사진을 찍자고 하면 복음을 전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즈를 취해 준다.


리처드는 앞에서 보면 산타클로스처럼 보인다. 성탄 시즌에 한국에 가서 백화점 앞에서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자고 해도 정부에서 받는 아파트 혜택이 중단된다고 못 간다고 한다.

윌리와 리처드는 천재다. 윌리는 컴퓨터와 국가의 시스템에 천재고, 리처드는 미국역사와 특히 인문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윌리는 내가 고어헤드 방송국을 세우는데 힘을 줬고, 리처드는 미국 연방정부에 기금을 연결하는데 힘을 줬다. 둘 다 한아름되는 서류를 읽을 수도 없는 양을 컴퓨터 작업으로 그들이 만들고 설명해 주면 나는 서명만 할 정도로 그들은 나에게 고마운 친구들이다.

지난 10월 초에 우리 집에서 윌리와 리처드가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조용하던 우리 집이 시끄러워졌다. 몇 시간 후에는 큰 소리까지 나고 있었다. 내용은 정치다. 윌리는 민주당이고 리처드는 공화당이다.

윌리를 역대 대통령 중에 오바마가 제일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사례를 들어가며 주장하면서 힐러리를 지지하고, 리처드는 민주당이 나라를 다 망쳤다고 일일이 역사적인 고찰까지 하면서 강조하면서 트럼프를 지지했다. 보통 정치적인 싸움은 조금 하다 말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녁에도 만나 우리 집에서 둘이 다 자고 그 다음날 교회로 옮겼는데 그 기간 동안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다. 지나칠 정도로 끝없이 싸웠다.

정치는 싸우는 것인가 보다 정확히 연도를 기억할 수 없지만 내가 전도사 시절에 교회가 풀러싱 메인스트리트 쪽에 2층 상가 건물을 빌려 예배를 드리는 교회였다. 예배를 마치고 친교를 하는 시간에 정치이야기를 하다가 교회가 두 패로 나누어져 고성이 오가는 것뿐 아니라 물리적인 행동까지 일어나서 하나님의 교회가 큰 어려움이 겪을 뻔 했던 일도 있다.

당시에 한 쪽에서는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면서 김대중 후보 쪽을, 다른 한 쪽에서는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면서 김영삼 후보 쪽을 비난하는데 정도가 지나쳐서 크게 패싸움이 일어날 뻔 했던 일도 있다.정치는 가족도, 우정도, 심지어 신앙도 뛰어 넘는 싸움꾼인 것 같다.

<이상조 선교회 대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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