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 가지 소원 (Three Wishes)

2016-10-29 (토) 정정숙 전직 공립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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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푸에토리코에 나뭇군이 숲속 작은 오두막에서 가난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있는 것을 조금씩 나누며 부인과 더불어 사이좋게 살았다. 어느 날 나뭇군이 아침 일찍 나무를 하러간 사이에 할아버지가 부인에게 나타나서 문을 두드린다.

할아버지: 배가 고파 그러니 먹을 것을 좀 주시겠소? 부인: 드리다마다요. 먹을 것이 조금 있는데 저는 젊고 기운도 좋으니 할아버지가 드셔야죠. 할아버지: 이렇게 고마울 데가. 내게 이렇게 친절히 해 주었으니 세 가지 소원을 말하면 들어드리리다.(할아버지는 요술쟁이) 부인:(기쁨에 넘쳐) 아이! 좋아라.

이 좋은 소식을 우리 남편이 같이 들으면 좋겠네.(나무를 하러갔던 남편이 나타난다.) 나뭇군: 아니, 어떻게 되어 내가 집에 와 있지? 부인: 아, 그건 제가 당신이 집에 오기를 바랬기(wished) 때문이에요.(그간의 자초지종을 말하자 남편은 벌컥 화를 낸다. 부인이 하잘 것 없는 소원을 말해버렸기 때문)


나뭇군: 뭐라구? 이런 바보 멍텅구리가 다 있나? 그래 금, 은 보화나 돈을 달래서 부자가 될 노릇이지 그 아까운 소원하나를 허비했단 말이요? 에이! 바보, 당나귀 귀나 생겨나라!(금새 부인에게서 당나귀 귀가 자라난다.

부인이 자지러지게 울자 그제야 제 정신으로 돌아온 나뭇군이 부인을 달래며 백배 사죄하는데 다시 요술쟁이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할아버지: 자 소원이 하나 밖에 안 남았는데 무엇을 원하겠소? 금이요, 은이요? 부자가 될 것을 원하오? 나뭇군: 아니, 제발 그 전의 행복했던 상태로만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나뭇군의 부인은 정상적으로 귀가 돌아왔고 그 뒤로는 아이까지 생겨 아주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다

이것은 내가 해마다 영어가 가장 부족한 반의 학생들에게 큰 그림과 음성녹음을 통해 가르쳤던 민담이다. 이것을 마이더스 왕(만지는 대로 금이 된)의 이야기와 비교한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욕심 때문에 불행해졌고 자신의 욕심을 버렸을 때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얻은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그 전보다 훨씬 행복한 상태가 된다. 우리도 잃고 깨닫기 전에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이 얼마나 넉넉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면...

남편이 집에 와서 부인의 말을 듣자마자 화를 냈는지를 이야기를 듣기 전에 그림만을 보고 학생들이 미리 짐작하게 하는데 남미 학생들이 많은지라 거의 대부분이 남자(그림 속 남자가 수염이 달린 할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가 집에 다녀갔기 때문에 남편이 화를 낸다고 말해 문화차이도 차이지만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딱해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농담이긴 하겠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당나귀 귀를 둔 마누라는 그냥 둔 체 돈을 요구하겠다는 6학년짜리도 생겼다. 글을 읽으신 분들의 세 가지 소원은?

<정정숙 전직 공립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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