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힐러리에 대한 샌더스의 경고

2016-10-29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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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은 연일 앞을 다투어 힐러리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어찌했던 트럼프는 미국의 대부분의 언론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아니 왕따를 당하고 있다. 트럼프는 울분에 차 있다.

공화당 예비선거만 하더라도 그는 공화당 주류를 가볍게 제압할 수 있었는데, 민주당의 힐러리는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내공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트럼프 왕국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었는데 미국의 대통령을 향한 길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기득권 세력들과 언론의 음모라는 생각이 갈수록 들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는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답을 끝내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그렇게 인내하면서 준비 해왔던 대통령의 권좌가 손안에 들어온다. 처음 대단한 기세를 올리던 트럼프 역시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애송이었고 내친김에 국정수행을 더욱 잘하기 위해서 의회도 민주당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힐러리, 표정관리를 하면서 이제는 자신의 선거뿐만 아니라 상원 하원 모두 지원을 할 그런 여유가 생겼다. 사실 이번 선거는 클린턴이 잘 해서가 아니라 트럼프가 워낙 자살골을 많이 넣는 바람에 수많은 구설에도 불구하고 기사회생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순간 에비선거 내내 힐러리의 발목을 잡았다가 힐러리를 기사회생 시켜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힐러리에게 경고를 했다. 샌더스는 힐러리가 자신과 약속한 진보적인 정책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당내에서 야당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사실 힐러리가 트럼프에게 압도적으로 이길 경우 자신과 한 진보적인 정책을 버리고 민주당 우익세력과 투항하여 민주당으로 들어온 공화당 세력과 연합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내 샌더스 지지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것들이 지금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 진영엔 아들 부시와 함께 했던 네오콘(강경보수주의자)들이 벌써부터 들어와서 올방자를 틀고 국방 외교라인을 장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고, 샌더스가 그토록 증오했던 미국의 경제를 망친 뻔뻔스런 욕심쟁이 월가의 인물들이 미국의 재무부를 장악하기 위해서 힐러리에게 달콤한 선거자금을 무한대로 대고 있다. 힐러리 권력에 대한 50%의 지분을 받고 진보의 가치를 높이 들고 지지를 했건만 힐러리의 승리가 보이자 샌더스 세력이 가장 경멸했던 네오콘들과 월가의 인물들이 어느 사이 힐러리 가장 가까이에 다가서 있다.

오로지 대권 승리라는 목표로 힐러리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두 팔을 벌려 환영을 했다.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입각하는 인물들을 보아야 알겠지만 힐러리의 외교 정책은 사실 네오콘들의 정책과 별 다름이 없었고 힐러리는 언제나 월가의 인물들을 비롯한 부자들의 친구였다.

그러나 힐러리는 이민자들이나 여성, 어린이들, 그리고 가난한자들을 위한 그런 정책을 늘 지지해왔다. 대통령 힐러리는 과연 어떤 정책을 펼까? 그녀는 샌더스와 약속했던 진보적인 정책을 펼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기득권 친구들과 손을 잡을 것인지, 샌더스의 느닷없는 경고를 힐러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유권자들은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까?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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