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도 좋고 나도 좋고

2016-10-08 (토) 소예리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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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떤 개인이나 종교를 포함한 단체 등에서는 그 규모는 다르지만 특 별한 계기에 따라 적극적인 의미 부여 와 함께 다양한 선언들이 발표가 된다.

원불교에서도 역사 2세기를 맞으며 지 난 5월 서울의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정신개 벽 서울선언이 발표되었다. 개벽선언문 에서는 물질을 선용하고 환경을 존중 하는 구체적인 방식으로 상생의 세계 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였다. 우리는 물질 만능시대에 살고 있다. 물질이 대표하는 것은 아무래도 돈일 것 이다. 그래서 돈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겨 지나치게 돈에 치우치거나 집착하 는 삶의 태도를 물질만능주의라고 한다.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 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돈 이 있으면 자신감이 생겨 누군가와 타 협하거나 상의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실험결과를 본 적이 있다. 정말. 그러나 우리는 분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자, 물질을 선용한다는 말은 무슨 뜻 인가?


우리의 삶에 물질은 꼭 필요하 다. 그 필요한 물질이 어떤 마음을 가지 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은혜를 미치기 도 하고 해독을 끼치기도 한다. ‘칼’은 잘 사용하면 분명 편리한 것이나 철이 없는 어린이나 좋지 않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재앙의 근원이자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결국 물질을 선용 한다는 말은 그 물질의 쓰임새를 잘 알고 사용해야 하고, 모두 마음이 들어 하는 것이니 마음을 잘 사용하여야 한 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찮게 여기기 쉬운 연필 한 자루, 종이 한 장, 물 한 방울이 결국 우리가 사는 물리적 정신적 환경과 밀접한 관 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편리 를 위해 만들어낸 공산품을 포함한 물 질들이 지금은 우리의 지구환경을 위 협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하였다. 물질선용과 환경존중에 우선적으로 공생공영을 생각하고 국제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과 정치, 교육, 사회, 미디어 등 여러 방면에서 책임감있게 계몽하 고 함께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 는 것도 중요하나 그것도 실현되기 위 해서는 한 사람의 실천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환경을 생각하며 조금 힘이 들긴 하 지만 가솔린이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 고 잔디를 깎는다든지, 일회용 그릇들 을 줄이고 자기 물병이나 컵은 챙겨서 다니거나, 정원의 잡초제거를 위하여 제초제를 사용하면 편리하기는 하나 환경을 생각하며 선(禪)하는 심경으로 풀을 직접 뽑는 일, 그러나 그럴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니 자연에 피해 가 안 가는 서로 상극의 물질이나 용 품들을 찾아 활용한다든지, 잠시 바람 이 불었다가 지금은 또 잠잠해졌으나 시장 보러 갈 때 에코백 등을 미리 준 비하여 비닐 백을 줄이고 시장을 봐 오 는 일, 회사에서나 가정에서 이면지 사 용하는 일, 공기를 오염시키고 건강에도 안 좋은 것들 사용하지 않기 등 많은 실천목록들이 대화를 통하여 얻어졌다.

비록 소소하고 하찮게 보일지라도 자신 의 위치에서 상생의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안들을 내놓고 이야기 하였던 그 법회 시간은 우리들 모두를 흐뭇하 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새로이 실천 의 다짐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함께 이야기 한 실천방안은 교도님 한 분 한 분의 생활 속에서 실 천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비록 가끔, 혹 은 자주 잊어버리기는 하더라도 아차! 또 다시 마음 챙겨 너도 좋고 나도 좋 은 그래서 다 좋은 방향을 꾸준히 연 마하며 또 하루를 살고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상생의 세계를 이뤄가야 할 마음공부 하는 사람들이니까.

<소예리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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