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늬만 기독교인’ 크게 줄었다

2016-09-28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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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T 분석기사

▶ 미국인 75% “난 기독교인”, 이 중 ⅔ “교회 안 나가”

‘무늬만 기독교인’ 크게 줄었다

복음의 핵심을 추구하는 진정한 신앙은 한층 강해지는 추세다. 사진은 예배에서 찬양하는 미국인 기독교인.

교회에 출석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기독교가 죽어가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인 교세는 축소되고 있으나 오히려 신앙의 정수는 한층 맑아지고 있다. 성경이 약속한 ‘그루터기 고목의 회생’은 여전히 가능한 것이다.

크리스티애너티 투데이(CT)가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소위 ‘무늬만 기독교인’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크리스천이라고 하지만 정작 신앙생활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의 영적 신앙생활은 오히려 크게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사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자신을 기독교인이다’고 밝힌 미국인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 3분의2에 달하는 사람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으며, 성경의 내용을 믿지도 않고, 기독교인의 윤리 기준을 따르지도 않고 있다.


CT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의식은 하고 있지만, 일상의 삶의 중심에 예수가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예수의 이름은 유지하지만 실제로는 아무 짓도 안 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겉모습만 크리스천인 ‘무늬만 기독교인’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무늬만 기독교인’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놀라울 건 없다는 게 CT의 분석이다. 일반 사회 속에서 무신론이 늘어가고 기독교에 대한 반항이 커져 갈수록, 그리스도인의 ‘읽어버린 양’에 대한 책임감은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참된 그리스도인은 신앙의 정수를 닦는 데 이전보다 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퓨리서치가 10년마다 실시하는 미국인의 종교현황 조사에 따르면 2007년과 2014년 사이에 실제로 교회 등에 소속된 미국인은 83%에서 77%로 줄었다. 스스로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도 10년 사이에 92%에서 89%로 줄었으며. ‘매일 기도한다’는 미국인도 58%에서 55%로 감소했다. 또 ‘종교가 중요하다’고 대답한 사람도 56%에서 53%로 줄어들었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예배에 참석한다’는 미국인은 54%에서 50%로 감소했다.

하지만 교회 등에 꾸준히 출석하는 미국인의 신앙은 같은 기간 오히려 더욱 굳건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교회에 소속된 미국인 중에서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은 10년 사이에 97%로 감소하지 않고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 중에서 ‘매일 기도한다’는 사람은 65%에서 66%로 증가했으며, ‘종교가 중요하다’고 대답한 미국인도 64%에서 66%로 늘어났다.

영적 생활 분야를 들여다보면 이와 같은 현상은 한층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영적인 평화와 기적의 느낌을 나눈다’고 응답한 미국인이 급증한 것이다. ‘영적 평안과 안식을 나누고 있다’는 사람은 10년 사이 52%에서 59%로 늘었으며 ‘기적과 초월적 경험을 나눈다’는 사람도 39%에서 46%로 급증했다.

CT의 칼럼니스트인 에드 스탯처는 이처럼 ‘무늬만 기독교인’이 줄어드는 경향에 대해 “진짜 그리스도인에게는 ‘긍정적인 탈출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설문조사 항목에서 종교난에 기독교라고 체크한다고 기독교인이 아니다”며 “복음으로 인해 인생이 변화해야 진짜 그리스도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다수가 기독교인이라고 자처하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복음의 진수를 알기 더 힘들다”면서 “대부분이 기독교인이 아닌 환경에서는 살아 숨 쉬는 복음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실을 실제적으로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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