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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들의 아픔•염원 담아 템스강에 대형 연등 띄웠죠”

2016-09-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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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치작 ‘집으로 가는 길’ 전시 강익중 작가

▶ 실향민 직접 그린 3x3 그림 500장 설치작 사용

“실향민들의 아픔•염원 담아 템스강에 대형 연등 띄웠죠”

런던 템스강 다리에서 시민들이 강 작가의 대형 연등 설치작을 구경하고 있다.

“실향민들의 아픔•염원 담아 템스강에 대형 연등 띄웠죠”

실향민의 아픔을 담은 템스강 연등 설치작을 설명하는 강익중 작가.


북에 두고온 고향 기억 고스란히 담겨있어
남북통일 프로젝트 ‘임진강 꿈의 다리’ 가는 여정

런던 템스 강에 한국 실향민들의 그림조각으로 만든 대형 연등 설치작 ‘집으로 가는 길’(Floating Dreams)을 띄운 뉴욕 설치작가 강익중씨는 ‘모든 강은 이어지고 살아 숨쉰다’고 본다.

실향민이 직접 그린 가로세로 3인치 그림 500장을 한지위에 확대해 바닥을 뺀 5면에 100장씩 설치하고 그 안에 500개의 조명등을 단 정육면체 작품을 만들면서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들려주려 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템스 강 위에 작품을 전시하는 기회를 얻은 강 작가는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템스강의 밤을 환하게 밝히는 연등 설치작을 공개한 후 BBC 방송과 가디언스 등 영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13일 본보를 방문한 그는 “템스 강변을 따라 다양한 조형물을 전시하고 각종 공연 등을 진행하는 '토털리 템스'측이 애초에는 2004년 어린이 그림 15만장을 모아 일산 호수공원에 설치했던 대형 애드벌룬 작품 ‘꿈의 달’을 템스강에 띄워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바람이 세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데다 15m의 구조물을 통과하기에 다리가 높지 않는 등 템스강의 조건이 맞지 많아 연등 설치작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통일부와 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 6개월간 한국 실향민들의 가로 세로 3인치 그림 4,000점을 모아 이중 500점을 템스강 설치작에 사용했다.그는 실향민들의 그림을 모으는 작업에 대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과거의 기억을 통해 미래로 가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향민들의 그림중에는 고향 집 약도나 고향 마을, 교실, 학교 운동장 등 이북에 두고온 고향에 대한 기억들이 3인치 그림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후손들에게 세상을 바라보고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그림들을 모아 멀리 유럽, 영국 런던 템스강에 띄운 것이다.
이번 연등 설치작은 전 세계 어린이 100만명의 꿈을 담은 다리인 강 작가의 남북통일 프로젝트 ‘임진강 꿈의 다리’로 가는 여정이다.

남북을 가르는 임진강에 세워지는 지름 250m의 원형 다리에 어린이들이 그린 가로세로 3인치 그림 100만장과 한글 노랫말이 장식되는 다리를 만들고자 1997년부터 어린이들의 3인치 그림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강 작가는 “1999년 경기도 파주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10만의 꿈' 설치를 시작으로 2001년 뉴욕의 유엔본부 벽면 설치작 ‘놀라운 세계’, 2004년 호수공원 ‘꿈의 달’, 2013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인도교 설치작 '꿈의 다리' 등은 궁극적으로 ‘임진강 꿈의 다리’로 가기 위한 작업”이라고 전했다.

작가는 남북통일 프로젝트인 '임진강 꿈의 다리'를 완성하기 까지 ‘기다림’의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간단다. 작가는 템스강 연등 설치작 전시외에도 현재 진행중인 대영박물관 달항아리 작품전과 함께 지난 6일부터 런던 유명화랑 로빌런트 앤 보에나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달 항아리 작품 32점을 전시중이다.

내년 3월에는 서울에서 구겐하임 미술관, 위트니 뮤지엄. LA현대 미술관, 독일 루드비히 미술관 등이 구입한 강 작가의 작품들을 모아 대규모 회고전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비디오 아트의 대부였던 고 백남준씨가 소속됐던 칼 솔웨이 화랑 소속 작가로 있다.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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