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 수리 빌미 돈 요구
▶ 피해자 대부분 전문지식 없어 속수무책 당해
업스테이트 뉴욕에 사는 A씨는 최근 컴퓨터 네트워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화 한통에, 3000달러를 허공에 날렸다. 리모트 어낼리시스(Remote Analysis) 작업을 한다는 기술자가 전화를 걸어와 A씨의 컴퓨터 보안에 문제가 생겼으니 수리 비용으로 1000달러의 머니 오더를 자신의 중국 주소로 보내라고 요구한 것.
자칭 이 기술자는 며칠 후 다시 전화를 해와 2000달러가 추가 발생하게 됐다며 이번에는 미시건으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뒤늦게 의심이 들어 신고는 했지만 카운티 셰리프로부터 돈을 되찾기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소식에 A씨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최근 컴퓨터 네트워크의 보안 점검, 수리 등을 빌미로 가정이나 업소에 돈을 요구하는 스캠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스로를 컴퓨터나 인터넷 보안 전문회사에서 근무하는 기술자라고 밝히는 이들의 전화에 속아 무턱대고 수천달러의 돈을 보냈다가 낭패를 보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는 것. 피해자들 대부분이 컴퓨터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 자신의 컴퓨터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해 하기는 커녕, 돈을 내고 나서도 컴퓨터내 어떤 문제가 해결됐는지 여부조차 확인이 어려워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추가 사기 피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 뉴저지 소비자보호국장인 아담 레빈 ‘Identity Theft 911’ 대표는 “일단 문제를 바로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들면, 크레딧 카드와 개인 정보를 줄 수밖에 없는 심리를 사기꾼들이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라며 “마치 컴퓨터 시스템 종류 또는 개인 정보에 대해 알고 있는 척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뉴저지 소비자보호국에 따르면 이들 스캠 전화의 특징은 전화가 걸려 왔을때 발신 번호 제한(Restricted) 표시가 뜨거나, 문제점을 나열하며 즉시 대응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 또한 마이크로 소프트 등 대형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허위로 회사를 홍보하기도 해 피해자들을 현혹시켜왔다는 설명이다. 전화 외에도 이들은 온라인 상에 가짜 네트워크 보안 웹사이트를 운영,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스티브 리 뉴저지 소비자보호국장은 “크레딧 카드 정보, 소셜 번호를 전화로 알려달라고 요구해도 절대 알려주면 안된다”며 “전화를 받고 무리한 요구를 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상식선에서 생각,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이전에 컴퓨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 전화가 와도 과민반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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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