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러 논의 방안에 영토양보·병력축소 등 28개항 담겨…우크라 “수용 불가”
▶ 러, 밤새 우크라 폭격…우크라, 美제공 장거리미사일 에이태큼스로 공격
▶ 미군 고위 대표단 키이우 도착…젤렌스키와 종전방안 논의 예정
교착 상태에 있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비공개 협의로 마련한 종전안을 우크라이나에 보내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가운데, 미국 군 고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에 도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공방은 여전히 치열하다.
러시아는 밤새 우크라이나 곳곳에 공습을 퍼부어 최소 25명이 사망했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제공받은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를 공격했다.
◇ 美 , 러와 논의한 28개 항목 종전안 우크라에 제시하며 압박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8개 항목으로 이뤄진 종전안을 작성,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종전안은 우크라이나에 대폭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 안은 우크라이나에 자국군 통제 아래에 있는 영토를 포함해 동부 돈바스 전체를 러시아에 넘길 것을 압박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규모를 현재보다 훨씬 줄이고 핵심 무기들을 포기할 것과, 미국의 군사 지원도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영토에 외국군의 진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해 안전보장군을 배치하자는 유럽의 제안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방안은 우크라이나가 일부 장거리 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한 러시아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러시아 정교회의 우크라이나 지부에 공식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의 당국자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중재했던 가자지구 휴전 합의와 같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항의 내용을 담은 기본 계획을 작성한 뒤 당사국들에 이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이다.
WSJ은 이 종전안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키릴 드미트리예프와 협의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 방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위트코프와 드미트리예프 특사 간 논의에 대해 알려왔지만, 우크라이나의 의견은 구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해당 계획의 조건들은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NBC 방송은 이 계획이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 몇주간 드미트리예프 특사,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협의해 만든 것으로,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협상 재개를 위해 군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댄 드리스컬 육군장관이 이끄는 군 대표단은 이날 키이우에 도착, 2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전쟁 종식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까지 가서 현지 당국자들과 면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기 나름대로 종전 협의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는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5∼7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이 직접 만나 협상했던 곳이다. 그러나 세 차례 회담에서 양국은 포로 교환과 전사자 시진 교환 등 인도주의 분야에서만 일부 진전을 이뤘다.
젤렌스키는 이날 회담 후 러시아와 전쟁 포로 교환 재개를 바란다면서 "외교적 상황도 실질적으로 논의했다. 모든 활동이 평화 달성에 집중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습·장거리미사일 주고받은 러·우크라…격전 이어져
종전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사이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격전은 이어졌다.
러시아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 곳곳에 폭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어린이 3명 등 25명이 숨지고 73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를 공격했다.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을 해제해준 뒤 우크라이나군이 처음으로 이 미사일을 전장에서 사용한 것이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보로네슈에서 자국 방공망이 에이태큼스 미사일 4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에이태큼스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불특정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히고 '주권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