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신탕 유감’

2016-07-29 (금) 김봉덕 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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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인류의 유일한 친구였다. 집 지키기부터 맹인 인도, 인명 수색, 마약탐지 등을 도맡아 하였다. 삼복이 되면 이런 충견을 몽둥이로 때려 죽여 보신탕을 해먹은 풍습은 너무 심한 악습인 것 같다.

내가 오랫동안 개를 대하는 사람의 심성을 관찰해보니 개를 사랑하는 사람의 거의 모두는 온정과 사랑과 넉넉한 인정을 가졌지만, 개를 싫어하는 사람 대부분은 냉정하고 배신 잘 하는 모난 성품의 소유자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미국 올 때 ‘쇼리’라는 개를 친척에게 맡기면서 “잘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듬해 한국을 방문하니 개가 보이질 않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가 태연히 웃으면서 보신탕을 해먹었다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아연실색, 혼잣말로 “개격만도 못한 인격”이라고 유감을 표하였다.

<김봉덕 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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