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앨빈 토플러와 마지막 미래

2016-07-02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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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 중의 하나다. 미래라 하면 지금 이 순간부터 한 시간 후도 있고 내일도 있고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 오십 년, 백 년, 천 년, 만 년, 백만 년, 일억 년, 10억 년, 50억 년, 100억 년 등등이 있겠다. 이렇듯 열려 있으며 앞으로 오고 있는 게 미래다. 미래는 100% 오픈돼 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감히 미래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사람은 과거에 태어나 오늘을 살고 미래엔 간다. 잘 살면 100년이다. 그러니 70부터 90까지는 언제 미래에 자기 생명을 맡겨야 할 지 늘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준비란 죽을 준비다. 죽음은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해 주는 미래다. 죽음의 미래를 회피할 수 있는 자는 없다.

지난 6월27일 뉴욕 태생의 미래 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세상을 하직했다. 그가 좋아했던 미래, 그것도 영원한 미래로 그는 들어갔다. 87년이란 그의 생애가 과거가 돼 버렸다. 그는 <제3의 물결> <권력 이동>등의 저술을 통해 인류사회의 미래를 점쳤다. 파이넨셜 타임즈는 토플러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래학자로 지목했다.


그가 과거에 맞춘 인류사회의 미래는 디지털혁명과 통신혁명이었다. 그는 <제3의 물결>에서 인류사회는 제1물결로 불리는 농업혁명을 수천 년에 걸쳐 가져왔으나 제2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 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제3의 물결인 정보화혁명은 20년, 30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그의 미래측정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인류사회는 정보와 지식의 사회가 될 것으로 지구촌은 지식이 모든 생산수단을 지배하게 되어 이에 대비한 교육 없이는 어느 나라든 생존키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미래사회가 정보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때, 가장 앞서갈 나라는 최고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의 통신수단을 보유한 나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구촌은 강자와 약자 대신 가장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되며 빠른 자가 승리, 느린 자는 패배한다며 문맹은 읽고 쓸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잊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는 사람들이라 말하며 경제적 부의 축적은 지식의 정보위에서만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정보와 지식시대를 꿰뚫은 그의 안목이다.

지난해에 가입했던 페이스북(Face Book). 가만 두고 있다가 두 달 전인가 본격 열어보기 시작했다. 한국 사람이 만든 카카오톡이 한인들에게는 인기 만점이지만 페이스북은 카톡보다 더 활용범위가 넓다.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페이스북은 현재 30 억여 명의 소셜네트웍 사용자의 50%가 가입해 즐기고 있는 실정으로 대단하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서로의 글이나 개인정보, 동영상 등을 상호 교류하는 온라인 소셜네트웍 서비스이다. 물론 무료다. 한국, 중국, 중동,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페이스북에 가입된 사용자들이 드나들 수 있어 실시간 소통이 된다. 개인 간의 소통, 그룹소통 등이 가능하며 프라이버시가 존중된다. 요즘 페이스북에 빠져 산다.

앨빈 토플러가 내다 봤던 미래, 즉 정보와 디지털 시대, 지식의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소셜 네트웍(SNS)을 통해 세계는 1일 생활권이 아닌 1초 생활권으로 집약되고 있다. 누르면 바로 대답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현재는 그렇다 치자. 앞으로 100년, 아니 1,000년 앞의 미래는 인류사회가 어떻게 변화돼 있을까.

또 50억년 후에는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지구는 태양에 흡수돼 사라져 있을 런지도 모른다. 죽음이 한 인간의 마지막 미래라면 인류의 미래는 지구촌과 함께 간다. 보이는 세계의 미래가 확실한 것은 사라진다는 것. 그 후엔 무언가 없을까. 그래, 보이지 않는 미립자의 영성(spirit)의 세계가 마지막 미래 일수도 있겠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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