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25와 한강다리

2016-06-25 (토) 김해종 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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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이 일어 난 날, 이 날은 우리나라 역사에 영구히 남을 치욕적인 날이요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바꿔놓은 슬픈 날이었다.

그날 새벽 남침의 포문을 연 북한 인민군은 파죽지세로 쳐내려와 사흘만에 서울을 점령 하였다. 당시 정부 기획처 계획관으로 일하시던 아버님은 빨리 서울을 떠나 피난가야 될 것이라고 서두셨으나 한강대교가 폭파되어 끊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낙심천만이었다.

피난길은 막히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신 아버님은 급기야 친구 집에 피신 하셨고 붉은 완장을 두른 인민위원회 요원들은 권총, 죽창, 일본도를 휘두르며 하루가 멀다고 우리 집을 찾아와 “너의 아버지가 어디 숨었느냐”고 공갈치며 여러차례 가택 수색을 했다.
끊어진 한강교! 그 후 삼개월, 서울에 갇힌 우리는 인민군 치하에 공포와 불안의 생활은 계속되었고 9월28일 서울이 수복되던 기쁜 날은 우리 가족에게는 숨어 사시던 아버님이 병고로 돌아가시는 슬픈 날이었다.


그 후 삼개월, 12월 말에는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민군은 다시 남쪽으로 진격했고 아군은 한강 이남으로 후퇴하게 되자 가장인 아버지를 잃은 우리가족, 어머니와 세 어린 동생들, 그리고 16세가 되어가는 본인은 ‘소년 가장’이 되어 춥고 눈 오는 겨울, 손 수레를 끌고 피난길을 떠났다.

끊어진 한강교! 다리는 없었으나 꽁꽁 얼어붙은 한강 어름 위로 건너 정처 없이 남쪽으로 향한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미군부대에서 일하며 훌륭한 군목님을 만나 통역관 일을 하게된 나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목사가 된 것이다. 끊어진 한강교! 2001년 엘킨스 중위는 딸이 이화대학교 교환교수로 가있는 동안 한국을 방문하고 한강다리를 구경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기적이다 기적이야” (It’s Miracle! It’s Miracle) 하고 외쳤다고 한다.

미국의 도움으로 남쪽 반을 도로 찾은 우리나라는 하나님의 은혜와 우리 국민들의 희생적인 노력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 했고 우리의 땀과 노력으로 번영을 가져 왔으니 625의 한 많던, 한할 恨자 한강은, 땀한짜 (汗) 한강이요 우리 민족에게 날개를 달아준 날개 한(翰)자 한강이 아닌가!

<김해종 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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