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윤리 가치, 집착의 결과물
2016-06-24 (금) 10:06:51
하은선 기자

페기 리 작품 ‘Innervoice’(왼쪽)와 ‘Santuary VII’
페기 리 개인전 '아이러닉 힐링'(Ironic Healing)이 오는 25일부터 7월16일까지 리앤리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페기 리씨가 2008년부터 작업해온 35~40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초대전이다. 과거 사실주의적 회화 작업을 해왔던 그는 최근 급속한 테크놀러지의 발달이 초래한 인간성 상실을 집착적으로 연결한 선과 독특한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점점 편리해진 생활과 반대로 소외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현대사회의 모순(Irony)으로 결부시킨 탐구 작업이 테크놀러지의 해악을 알리고 인간 소통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10년 동안 입시 학원 지도에 몰두해온 페기 리씨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변해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한 채 대화 한 마디 없이 작업하는 모습은 그들 뿐 아니라 많은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비춰졌다"고 밝혔다. 작가가 억지로 연결한 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얽혀버린 현대사회의 네트웍과 이에 대한 대중의 집착을 표현하고 인간성과 도덕, 존중의 가치를 내세우는 작가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또 물감을 흘려 선과 선 사이를 메운 다채로운 색들은 지우고 싶은, 혹은 각인돼버린 인생 속 크고 작은 이벤트를 상징한다.
페기 리씨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 오브 더 파인 아츠에서 수학했다. 1990년대 뉴욕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LA로 이주해 로터스 갤러리 개인전(2006)을 비롯해 남가주미술가협회 그룹전, 토랜스 아트 뮤지엄 '사우스 베이 포커스'전 등 다수의 전시회에 활발하게 참가해왔다.
특히, 2014년부터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현대미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치(Saatchi)' 갤러리의 사치 온라인 갤러리에 작품이 소개되기 시작했고 지난 2년 간 베벌리힐스 아트 쇼에 참가했다. 최근 들어 '사치 온라인' 매거진이 선정한 추천작으로 언급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세계 미술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페기 리 초대전 '아이러닉 힐링' 개막 리셉션은 오는 25일 오후 6~8시 리앤리 갤러리(3130 Wilshire Blvd. #502)에서 열린다.
문의 (213)365-8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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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