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트레스의 존재

2016-06-04 (토) 이경림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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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Stress)’란 단어가 사람들 입에 쉽게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제법 오래 되었다. 어른들은 고사하고 어린 초등학생 입에서도 스트레스란 말을 어렵지 않게 듣게 되고 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성' 병명들이 수없이 열거되는 것도 그리 이상하지도 않고 그 질병들이 스트레스에서 연유한다는 것도 거의 일반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하지만 평소에 근본 캐기를 좋아하는 버릇 때문에 언젠가 부터 도대체 스트레스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이며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방법이 없을까 따지게 되었다.

스트레스의 의미는 긴장, 압박, 긴박 등으로 나열된다. 이 나열된 상황들은 우리 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상황인식이란 과정을 통해 마음에 전달되고 우리의 평온하던 마음은 갑가지 긴장되기도 하고 압박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마음은 피폐해지고 급기야 우리 신체에 영향을 주어 두통, 불면, 걱정 등의 현상으로 이어지고 약한 어느 신체 부위는 작동을 멈추거나 느슨해짐으로 질병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가져다주는 연쇄 작용을 일으켜 사람들은 이것이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했다고 의학적 결론을 쉽게 내린다.

하지만 여기 재미있는 예화를 고찰해 보자. 기찻길 가까이 있는 집에 나이가 비슷한 형제가 살고 있다. 자주 지나가는 기차 소음에 형은 심한 짜증을 내고, 하던 일도 중단하고 심지어 기찻길에 가까운 집을 소유한 부모를 원망까지 하며 기차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잠도 잘 못잔다고 불평에 불평을 하고 살고 있다. 그런데 아우의 경우는 다르다. 아무런 불평이 없다. 형이 아우에게 너는 왜 불평이 없느냐고 물으니 아우는 이렇게 대답했다. 넉넉하지 못한 우리 부모가 그나마 장만한 집이 기찻길 옆에 있고 기차가 지나가면 소음이 날 것은 당연하고 그러나 일, 이분만 참으면 소음은 없어지는 뻔한 사실에 불평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 라고.


위의 예에서 기차의 소음이 형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었고 동생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판명된 셈이다. 두 사람 모두에게 기차 소음이 스트레스가 되었다면 스트레스는 진정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한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존재한다고 일괄적으로 결론 내릴 순 없지 않은가?

따라서 필자가 내린 결론은 스트레스란 없는 것이며 어떤 현상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각자 마음이 스트레스를 스스로 창조하고 그로부터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 동생은 뻔한 사실들을 이해함으로써 아무런 마음의 변화가 없는 반면, 형은 이해가 없음으로 스트레스가 그의 마음에 생겼을 것이다. 그렇다. 스트레스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창조한 산물일 따름이다.

그러나 다행이도 스트레스를 이기는 명약이 있다. ‘이해’라는 것이 그것이다. 우는 아이가 울음을 그치려면 아이 자신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 우리네 사람들이 얼마나 바보스런가는 바로 존재하지도 않는 스트레스를 마치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이경림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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