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54·미국명 새뮤얼 정·사진)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판사가 오는 11월 선거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정 판사는 23일 "지난 20일 후보등록이 마감됐고, 경쟁자가 나오지 않아 당선이 확정됐다"며 "다음 주 중으로 당선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판사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그는 "더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많은 후원과 관심을 가져준 한인사회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판사는 지난 2014년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로부터 대법관으로 임명된 매리 유 전임판사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그는 유 전 판사의 잔여임기를 마치고, 올가을 치러질 선거에 일찌감치 출마했다.
킹카운티 법원에서 민사와 형사, 가정법 등을 다루는 그는 "판사로 활동한 2년여 기간에 업무누적으로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며 "앞으로도 한인 등 이민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12세 때 미국에 이민한 그는 컬럼비아대와 조지 워싱턴대 로스쿨을 졸업했고, 198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시애틀에 있는 '리 애나브 정 법률회사'의 파트너였고, 상법·중재 등의 분야를 주로 맡아왔다.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KABA)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92년부터 한인생활상담소를 설립해 무료 법률상담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13번째로 큰 인구 200만명의 킹카운티 법원에는 판사 52명 가운데 정씨를 포함해 지명희, 전형승씨 등 3명의 한인 판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