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벼랑 끝에 선 북한

2016-04-27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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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 평의회 의장이 얼마 전 공산당 제7차 전당대회 폐회식 연설에서 “공산주의 사상은 영원할 것”이라며 공산주의를 위한 끊임없는 투쟁을 주문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공산주의가 영원히 존재 할 수 있을까?

혁명가 칼 맑스에 의해 창시된 공산주의 이론은 처음에는 모두 매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빈부격차와 민족갈등, 종교문제도 없고 착취도 없는 완벽한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산주의 사회는 모두가 지상낙원이라 여겼다. 하지만 결과는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되는 체제이다 보니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결국 공산주의 이론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 결과 구소련 연방이 해체되고 동독이 무너지고 중국도 민주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엄청난 탈바꿈을 하고 있다. 쿠바도 얼마 전 미국과 54년 만에 가진 국교정상화를 통해 개혁 개방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공산국가가 벼랑 끝의 북한이다. 북한도 이제 벼랑에서 내려와야 한다.


지금 북한은 안에서는 배고픔과 정치적 탄압에 의해 끝없이 탈북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요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고강도 경제제재조치로 견디지 못한 북한 식당종업원이나 주재 고위층들의 남한행이 이어지고 있다 한다. 이들은 당국에 보내야 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돌아가면 인민재판을 피할 수 없어 어쩔 도리 없이 남한행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최근 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기습 발사하고 5차 핵실험 준비까지 하면서 연일 도발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동안 한반도를 불바다, 핵바다로 만들겠다 하고 미국 본토까지 미사일을 쏘겠다고 한창 말 도발을 하더니 이제는 국제연합의 고강도 경제적 제재에 의해 비행기도 기름이 없어 제대로 못 뜨는 지경이 되었다고 한다. 군사훈련도 기름과 돈이 없어 포를 마음대로 못 쏘고 총 쏘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만 한다는 설이 있다. 즉 한국과 미국이 합동으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데 미국본토까지 쏜다고 으름장을 놓던 북한이 이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어선지 최근 미국을 방문중인 북한 외무상 리수용이 미국에 협상을 제안하고 나섰다.

미국과 한국이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독일을 방문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합동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고 핵협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로마제국의 제3대 황제 칼리굴라는 어떤 사람한테 거액을 주겠으니 나하고 정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그 정도로는 안 된다며 만약 이 나라의 절반을 준다고 하면 모를까 라고 잘라 말했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리수용이 제안한 마지노선에 최고 최대 최첨단의 무기가 총동원된 한미간 합동훈련에 버금갈만한 막강한 카드, 즉 ‘핵을 포기하겠다’ ‘핵사찰을 받겠다’ 정도면 모를까, 리수용이 내건 제안정도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질려 협상을 위해 왔다면 제대로 된 카드를 내놓아야만 성사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더 이상은 속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북한은 모든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는 길 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벼랑 끝에서 내려와야 인민이 살고 핵을 포기해야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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