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검도 스승 아들과 수련하며 추억 쌓아요”

2016-04-25 (월) 10:00:04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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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미검도협회 승단 합격

▶ 김용정·제이슨 김 부자

“검도 스승 아들과 수련하며 추억 쌓아요”

전미검도협회(AUSKF)에서 인증하는 공인 3단과 4단 단증을 갖고 있는 부자 김용정(왼쪽)씨와 제이슨 김씨가 검도복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

"검도로 나누는 '부자의 정'은 돈독할 수밖에 없어요"

전미검도협회(AUSKF)가 공인한 검도 부자가 있다. 그것도 아들이 아버지의 검도 선배이자 훌륭한 검도 스승이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김용정(57)씨와 아들 제이슨 김(21·한국명 김건중)이 그 주인공들로 4년 전에 이어 또 한번 나란히 전미검도협회 승단에 합격했다.

칼스테이트 롱비치 편입을 앞두고 있는 아들 제이슨은 지난해 4월 전미검도협회 공인 4단에 올라 협회 최연소 사범이 되었다. 반면 지난해 함께 승단에 도전했던 김용정씨는 4월과 11월 두 차례 심사에 고배를 마셨고 드디어 올 4월 3단 단증을 취득했다.


김용정씨는 "우리 부자의 검도 승단은 좀 색다른 점이 있다. 아들 제이슨이 검도 선배이고 승단도 먼저 해서 단이 높다는 것"이라며 "아들과 함께 검도를 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며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시간과 추억을 같이 쌓아간다는 사실이 참된 행복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20대의 나이에 검도 4단에 승단한 아들 제이슨이 내심 뿌듯하다는 김용정씨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이 검도 8단 시험인데 평균 0.07%가 합격한다"며 "이런 과정을 그린 다큐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그만큼 엄격한 검도 승단시험을 어린 나이에 합격한 아들이 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검도로 인해 강해지고 변화하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들과 공통 관심사를 찾아 생각을 공유하고 부자 간의 추억을 쌓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수련에 동참, 둘이 함께 검도를 하게 됐다.

김씨는 "검도는 정신수양과 인격함양에 분명 도움이 된다. 검도는 예의로 시작해서 예로 끝난다는 기본 틀이 있어 검도를 배움으로써 자녀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올바른 인격형성이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아들을 검도 스승으로 여기는 아버지에게 검도는 큰 위로가 되고 더 큰 힘이 된다. 김용정씨가 검도를 배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김씨는 "최근 2~3년 사이 사업의 어려움으로 엄청난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검도 수련을 놓지 않고 있다"며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온 것이 평상심을 찾아 가정을 지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이프러스 칼리지를 다니는 아들 제이슨은 이미 칼스테이트 롱비치 편입이 결정되었다. 국기원 공인 태권도 3단이자 전미검도협회 공인 검도 4단인 제이슨은 2018년 인천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참가를 목표로 미국 국가대표에 선발되기 위해 만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씨는 "저와 아들의 승단은 조천관 이인기 관장(공인 7단), 수석지도사범 신윤수(공인 6단)의 훌륭한 지도 아래 가능했다"며 "LA 한인타운 검도장마다 우리 부자처럼 함께 검도를 배우는 가족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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