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의 이모 저모

2016-04-23 (토) 황병남 전직대학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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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 자문위원 글마당

우리 동네는 월말 금요일에 이웃들이 한집에 모여서 저녁식사를 하며 교제의 기회를 갖는다. 추수 감사절이 있는 11월 제외하고, 일년에 11번 모임을 갖는데, 그중엔 Super Bowl과 12월 크리스마스 파티도 있다.

10월에는 Pumpkin Carving을 해마다 하며, 음식은 호스트 하는 집에서 전식부터 후식까지 다 준비한다. 11월경에 1년 모임계획이 결정 된다. 최근에 이사 온 우리 한테는 이런 동네 모임이 이웃을 알게 되는 금상첨화의 기회였다. 또 이곳의 특징은 올드 타운으로 기차역이 걸어갈 거리에 있어서 뉴욕에 통근 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아름 들이 나무 들이 가로수로 즐비하게 서있고, 우리 이웃 길은 no outlet에 dead end로 교통이 한적하며, 조용한 편이다.

이러한 입지조건과 매월교제는 이웃관계를 결속시켜서 상호 협조를 강화 증진시켜, 허리케인 아이린 이나 샌디 같은 천재 변시에도 이웃들이 힘을 합하여 복구를 했다. 올드 타운이니 유틸리티 줄이 공중에 떠 있어서, 바람이 많이 불면 나뭇가지나 때로는 나무 자체가 넘어져서 전력을 잃는 일이 간혹 있다 해서, 동네에서 원하는 집들이 합하여 단체로 제너레이터도 설치 한 적이 있다. 또 이웃중에 큰 수술을 했다든지, 심하게 아픈 사람이 있을 때도 각 가정들이 자원하여 식사봉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임에 얼마간 참석하다 보니, 세상의 모든 이치를 따라 대조적인 면도 보인다. 이웃에 20여 가정이 넘는데, 월말 파티 참석은 반 정도의 가정이 참석하니, 불참 가정으로 부터 약간의 적대 감정의 얘기도 들었다. 그 위에 친분 관계를 떠나서, 공사가 분명하다. 예를 들어 어떤 가정이 Zoning 변경이나, 건축 증축, 수리 등 Township에 특별 인가를 신청하면, 그 인가 신청에 반대가 있으면, 인가 가부 결정전에 있는 Hearing 때 꼭 참석하여 본인의 반대 의사를 밝힌다.

또 한 이웃은 원예를 전공한 사람으로 각 집의 조경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데다가, Township에 원예 커미티 회원이어서, 동네 나무들의 상태에 지나치게 간섭하여, 어떤 때는 도움보다는 부담을 주기도 한다. 처음엔 이런 현상이 언짢게 느껴졌으나, 깊이 생각해보면 이런 것이 민주주의 이구나 하고 인정하며, 이렇게 다양한 사고방식이 융화되어 미국이 앞서 나가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가정 형태를 보면 대부분 전통적인 가정이 많으나, 진보적인 가정도 두어 가정 있어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자주 보게 되니, 좀 익숙해지는 거 같으면서, 모든 천태만상에는 양면 현상이라 할까, 혹은 양극의 연속성 이라 할지 대조적인 면을 경험하며, 우리 삶의 끊임 없는 다양성을 수용하는 도량을 넓혀야겠다고 재삼 다짐한다.

<황병남 전직대학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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