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사회의 빛과 그림자

2016-04-23 (토) 한재홍 목사
크게 작게
때마침 조국 방문길은 총선이 있는 시기였다. 주위에서 여러 가지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때 나라장래가 심히 걱정되었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국은 사고 당시 위기에 대처하는 일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성급한 해경해체에다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는 미국에서 9.11 사태 때 사용했던 돈보다 더 많은 돈 369억 원을 쓰고서도 보고서 한 장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번 총선의 결과가 뻔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이제 민도가 높아져 부자가 행세하고 부자는 무조건 정부 편들고 하는 사고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한다.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또 잊어버리는 한국인의 습성이 문제라고 한다. 더 무서운 병은 도대체 서로가 믿어주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거짓말도 잘 하고 있군’ 하는 표정이다.

우선 신뢰회복이 문제였다. 불신의 세계에서는 제대로 된 발전이나 힘을 모으는 결집력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자기만의 생각이나 힘으로 살려고 하니 더욱 힘이 들고 나아가 나라의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자동차는 선진국에 못지않게 모두가 깨끗하고 말끔했다. 하지만 겉과 속이 다르니 그것이 문제였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두들 한국을 부러워하는데 막상 와서 사는 외국인들은 한국 사회와 한국 사람들이 무섭단다. 치안의 부재가 아니라 믿음의 부재 때문이었다.

교계를 돌아보니 큰 교회는 기업을 넘어섰고, 작은 교회들은 말라 시들어가고 있다. 거기에 누구하나 말하는 자도, 관심을 갖는 자도 없어 보였다. 교회는 시대와 사회의 양심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언제부터 한국사회가 이렇게 잘못돼 있었을까?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창조적인 두뇌를 가지고 새로운 일감을 만들고 찾아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한 사람이 새로운 일감을 만들어 수 십 명을 고용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보았다. 중국의 한 사업가는 1억 명을 살리기 위해 사업을 경영하고 있다 한다. 한국 사회에도 언젠가는 그런 인물이 나올 것이다. 조국에 꼭 그런 날이 올 것으로 기대 한다.

<한재홍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