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7만명 고객명단 갖춘 한인 매춘조직

2016-04-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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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또 한인사회를 부끄럽게 하는 뉴스가 터졌다. 연방검찰은 13일 맨하탄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기업형 매춘조직이 일망타진 되면서 한인타운=성매매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4년 전부터 연방세관단속국, 국토안보국, 국세청, 우정국 등과 합동작전으로 수사해온 결과다.

이번에 적발된 기업형 매춘 일당은 한인타운 인근에 정상적인 스파 업소로 위장해 영업하면서 불법 성매매를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스파나 마사지 업소 뿐 아니라 주택가나 콘도, 고층아파트 등에까지 매춘업소를 차려놓고 영업을 실시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는데 온라인 홍보웹사이트를 통한 낮시간대 손님 대상 성매매를 일삼고 있다.

이번에 연방수사당국에 적발된 10여개 업소 네트워킹의 운영자와 각 스파의 소유주 및 매니저, 성매매 웹사이트 개발자, 광고담당자 등 한인성매매 조직이 보유한 고객명단만 7만명에 달하고 있어 실제 성 구매자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에도 맨하탄에서 함정단속을 벌인 뉴욕경찰이 한인 성매매 업소를 급습, 커뮤니티를 낯 뜨겁게 했는데 이번엔 아예 기업형 매춘조직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한미 무비자협정이후 발표된 국무부의 한 인신매매 보고서는 한국을 강제매춘 여성의 공급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사관들에게 ‘걸프렌드 익스피리언스(G.F.E.)’로 통한다는 이번 적발업소들이 고용한 접대여성들 대부분도 무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국에서 건너왔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원정 매춘’이 용이해지고 스파나 노래방 등의 합법으로 위장한 업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면서 불법 성매매 이미지가 더 굳어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쉬운 돈벌이에 대한 유혹과 성에 대한 윤리의식 부재가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관계당국에 처벌 수위를 높이고 고객명단 공개를 요구하자는 대책도 제시되고 있다.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다.

당국의 지속적 단속과 한인사회의 자정 노력에 더해 ‘고객’의 윤리의식 회복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번 수사당국이 확보한 7만명 명단 중 ‘검증된 고객’으로 표시되어 전전긍긍하는 한인들이 있다면 이번에 흘리는 진땀이 이런 업소에서 발을 끊는 값진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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