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심이 천심이련가!

2016-04-16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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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천심이련가. 민심이란 참 무서운 것 같다. 한국 특히 남한의 중도보수층이 현 정권에 등을 돌렸다. 민주주의가 남한에 살아 꿈틀댐이 이번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드러났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민심을 외면했고 민심은 그 외면을 투표로 반영했다.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이 중도보수층까지 등을 돌리게 한 원인인 것 같다.

새누리당 공천파동에서 드러난 친박과 비박간의 싸움은 국민들을 실망케 하기에 충분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의원에게 끝까지 공천을 주지 않자, 유의원은 국회의원 후보 등록 바로 전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밖에도 현역의원들에게 몰아서 공천을 준 새누리당의 변화 없음에 민심은 그대로 있질 않았다.

4월13일 한국의 제20대 총선결과는 꼼수를 쓰다 참패한 새누리당의 수치 그대로였다. 제1당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어준 새누리당의 앞으로 4년 동안의 갈 길이 험난하기 그지없다. 여당의 힘을 빌어 국정을 해나가야 할 박근혜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막막해진 건 사실이다. 내년 12월까지 어떻게 국정을 운영해 나갈지가 걱정이다.


새누리당의 참패로 인해 대권 잠룡으로 떴던 여당 후보 김무성대표가 이미 대표직을 사임했고 그에겐 총선참패의 책임론이 뒤따를 것 같다. 김대표 외에도 종로에 출마했던 오세훈후보와 대구 수성에 출마했던 김문수후보가 낙마함에 따라 여권의 대선후보가 힘을 잃게 되자 다시 반기문유엔사무총장 대권후보 영입설이 나오고 있다.

대선은 내년 12월에 치러진다. 이대로 나가다간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정권이 바뀌면 또 다시 되풀이될 종북, 좌파의 득세가 불을 보듯 뻔히 보이는 듯하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이 밟았던 전철을 또 다시 밟게 되는 대한민국이라면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번 총선의 여당참패의 책임은 김무성대표와 이한구공천위원장의 엉터리공천에도 있겠지만 박근혜대통령에게도 있다고 본다. 소통의 정치를 하지 않고 불통의 정치로 일관해 온 박정권에 대한 민심의 심판일 수도 있기에 그렇다. 사실 공천에 혼선을 가져온 것도 박대통령의 의중을 실으려 한데서도 비롯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여당의 참패에 대해 가장 즐거워 할 사람이 있다. 북에 있는 김정은이다. 여소야대의 국회가 사사건건 박정권의 국정리드에 발을 걸고 나갈 게 뻔하니 김정은이가 좋아 안할 리가 있겠나. 그래도 남한은 민주주의가 살아 이렇게 여당이 참패하고 야당이 제1당이 되는 이변 아닌 이변이 일어난다지만 어디 북은 어떤가. 독재만이 있다.

대북강경정책으로 일관해 온 박정권의 국정에 야권으로 재구성된 남한의 국회가 제동을 걸 것은 확실하다. 남남갈등으로 남한 스스로의 붕괴가 자초되길 바라는 김정은과 북의 실세들이 앞으로의 대남정책을 어떤 식으로 전개해 나갈지도 관건이다. 또 대북제재에 대해 남한 국회가 반대할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걱정이 앞선다.

이번 총선은 국민의 당 안철수대표가 가장 어부지리로 득을 얻지 않았나 싶다. 20석이 넘을까 했던 예측이 비례당선까지 38석이나 차지했다. 새누리당으로 향했던 중도보수의 정당투표가 국민의 당으로 쏠렸기에 그렇게 됐다. 또 호남민심을 국민의 당의 색깔인 초록색으로 완전 바꾸어 놓았다. 민심의 흐름이 이렇게 변한다.

내년, 야권대선후보로 김종인의원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5차례나 비례국회의원이 된 그의 야심은 국회의원만으론 성이 안찰 것 같다. 총선. 제1당의 더불어민주당(123석), 제2당 새누리당(122석), 제3당 국민의 당(38석). 대한민국 민심이 반영된 결과이겠지.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련가! 민주주의 대한민국, 영원하길 바란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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