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정과 도전정신

2016-04-13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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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자들은 모두 청빈한 생활을 했지만 그들이 추구한 정신은 참으로 위대했다. 세기적 철학자 소크라테스나 인류문학의 대가인 호메로스, 위대한 철학자 디오게네스 등이 갈파한 진리는 2,0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생활에 그대로 녹아있다.

철학자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언제나 허름한 망토 차림을 하고 그리스 전 지역을 다니면서 하늘의 진리를 설파했다. 장님인 음유시인 호메로스는 지팡이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걸식하면서도 대 서사시 ‘일리야드’와 ‘오디세이아’를 남겨 인류역사에 추앙받는 인물이 되었다. 디오게네스도 가진 것이 없이 통속에서 살며 문전걸식 하면서 세상철학을 후대에 남겼다.

알렉산더 대왕이 그를 찾아왔을 때 “내가 알렉산더 대왕이요” 했더니 “비키시오 해가 가려지지 않소”라고 했던 유명한 일화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무소유의 삶으로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자신의 학문과 철학을 정립, 세인들의 삶과 정신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이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우리 현대인들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가난 속에서도 이들이 남긴 지식과 지혜, 그리고 진리 등은 지금도 우리로 하여금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확실하게 깨우쳐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 대부분은 물질위주, 황금만능주의에 깊이 빠져 허장성세에 가득 찬 생활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실력이 모자라도 어떻게든 명문대학에 입학해야 하고 가진 것이 없어도 어떻게든 유명브랜드의 제품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한인들의 이런 허세는 이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이다. 어떤 이는 렌트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소셜네트웍 SNS에 호화생활을 즐기는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 또 다른 이는 현지에 있으면서도 마치 북유럽에 여행중인 것처럼 계정에 올려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런 정신을 가지고 어떻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까. 특히 한인부모들의 명문대학 선호사상은 유난할 정도이다. 통계에 따르면 명문대학에 입학하고도 도중 탈락하는 한인학생이 44%에 달하는데도 말이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지금 젊은이들이 대학을 나오고도 지난해 실업률이 9.6%에 이를 만큼 잡이 없어 일인당 평균 2만8,400달러씩의 학자금 융자 빚도 갚지 못하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간판만 번듯한 대학을 선호하는 추세는 아직도 여전하다. 주위에서 요즘 명문대학에 입학 못해 실의에 차있는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꼭 명문대학만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인물 중에는 대학졸업장도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세계최고의 IT기업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 등이 그렇다. 이들에게 있는 것은 오로지 열정과 도전정신이었다.

21세기는 치열한 경쟁과 격변의 시기로 겉 치례나 허장성세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은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이 살아남는다.”고 하였다. 지금의 시대는 패기와 열정,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즉 햄버거 집에 앉아서 북유럽이라고 허풍을 떠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도전적으로 열정을 불살랐느냐에 달려 있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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