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월호는 고의 침몰이었는가?

2016-04-12 (화) 이광영(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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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16일은 한국 진도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세월호 참사 2년째 되는 날이다. 이 비극적 사태를 둘러싸고 아직도 안개 속에 잠겨있는 진실을 밝히라고 절규하는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이 있다. 또 이제는 그만 덮고 가자는 정부여당과 안정추구 보수세력간 대립갈등의 두 의견으로 한국사회 여론은 양분되어 있다.

이런 때 세월호는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배를 고의로 뒤집어 가라앉혔고 당국은 선객들을 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민간잠수부들의 구조노력도 방해, 학살하였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끊임없이 대두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 남북대결, 한반도 전쟁위기 그리고 총선열기 속에서도 인터넷 SNS에 꾸준히 흘러나오는 세월호 고의침몰 주장에 대해 신문, 지상파방송 등 주류매체들은 침묵하고 있고 정부당국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지난달 한국에서는 2차 세월호 청문회가 열렸다. 불려나온 관련 당사자들의 책임회피성, 무성의한 증언 그리고 제3자의 눈에도 확연하게 비쳐지고 있는 정치권력의 방해 책동으로 사건은 2년째 진상규명이 안된 체 계속 표류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헌법적 의무를 지닌 최고통치자가 사건발생 초기 결정적 순간에 의문의 7시간 행방불명된 사건은 직무유기 논란을 불렀고 행방을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에 대해 지금까지 명확한 해명을 않고 있다.


세월호사건은 처음 이명박정부의 신자유주의 친기업정책인 규제완화조치가 초래한 해난사건으로 치부되었고 필자도 그런 내용으로 글을 써 한국일보에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세월호의 실소유자가 국정원임이 밝혀지고 그동안 보도된 여러 사실과 누설된 정황 등으로 고의침몰 의혹이 싹트고 있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이 보험금을 타낼 욕심으로 30년 된 낡은 배를 일부러 침몰시켰다는 혐의를 씌워 유병언 회장을 수배하였다. 오랜 추적끝에 유 회장은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고 그러나 석연치 않은 시신의 상태 등으로 가짜라는 의혹이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
SNS ‘파파이스’에 다큐멘터리 영화전문가 김지영 감독의 세월호 참사를 추적한 집념어린 노력이 1년 반에 걸쳐 장기연재로 소개되었는데 그는 여기에서 당국이 제시한 행적 등 핵심자료들이 허위 조작된 것이라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고의침몰 주체가 권력이라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김 감독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 희생된 학생들이 살아있을 때 휴대폰으로 찍어 저장해둔 사진자료들, 때마침 침몰현장 가까이 항해하던 둘라에이스호 선장이 기록한 세월호의 항적도, 그의 증언과 그 배에서 찍은 사진 등을 토대로 분석하고 종합한 바에 따르면 세월호는 제주항로를 벗어나 진도근해 맹골수로에 접어들며 병풍도에 위험할 정도로 바싹 붙어 닻을 내리고 지그재그로 전속 항진한다.

배밑 바닷속으로 긴 체인에 매달린 육중한 닻은 바다 밑 암초에 부딪칠 때마다 선체는 요란스레 뒤흔들리고 이때 선객 한명이 튕겨져 나가 물속에 빠져 희생되었고 학생 한명은 선벽에 부딪쳐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물속 바위에 부딪칠 때마다 맹렬하게 요동치면서 닻은 흘수선아래 선체 여기저기에 구멍을 뚫어놨고 침수는 시작되었다.

긴 쇠줄에 육중한 쇳덩이를 늘어뜨리고 전속 항진하는 배가 무사할 리 없다. 병풍도 근해에서 세월호는 결국 전복되었다. 선체난간과 화물운반 기중기도 파손되었다. 물 밖으로 튕겨져 나온 닻이 때린 것이고 굉음에 놀란 학생들이 선실 밖으로 나왔으나 순간의 일이라 영문을 몰랐다.

선상 CCTV는 인위적 정전으로 작동 정지 상태였고 영상은 없었다.
만약 권력은 여객선을 침몰시켰다면 왜 그랬을까? 세월호 참사직전 간첩조작 사건이 중국에서 탄로나, 남제준 국정원장이 대국민 사과발표를 하였다. 국정원에 의한 여론조작 대선개입, 개표부정의혹도 폭로되어 정국이 긴장했다.

이때 세월호사건이 터져 모든 것이 조용히 덮어졌다. 김 감독은 올가을 국제영화제에 세월호사건을 다룬 기록영화 ‘INTENTION’을 제작, 발표하여 사악한 권력을 인류양심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영(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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