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승기 회장의 양호유환(養虎遺患)

2016-04-07 (목) 오해영(전 뉴욕한인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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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키워서 화를 불렀다. 요즘 한인사회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어딜 가나 민승기 회장 이야기들 뿐이다 모두들 화를 자초한 민승기 회장의 질타다. 듣기 민망할 정도다. 화들이 단단히 나 있다. 왜일까? 99년 장기리스 때문에, 아니면 그 엄청난 돈 유용 때문에, 그도 아니면 한인회관의 부채 때문에? 다 아니다.

문제는 양심이 실종된 반칙이 난무한 속임수다. 우리들을 깜쪽같이 속였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은 지난해 그 묘한 선거로 인한 시발점이 되었다 선관위의 사전 선거라는 한인회선거 사상 유례가 없던 법 적용으로 후보 탈락이 불씨가 되었다. 마치 한국의 정치판이 재연된 작태들이다. 한인 사회가 분열되고 후보 상호간에 감정이 표출되며 너 죽고 나죽이는 식의 감정싸움은 한도 없고 끝도 없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고시 제도를 실시해 우수한 사람을 한인회장으로 뽑는 것이 좋을 상싶다. 사람이 일평생 살아가는데 있어서 패자와 승자 이 두 가지는 경험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상 싶다. 승자는 후에 허전함과 허무함을 맛보게 되고 패자는 평생 쓰라린 가슴앓이를 해야 하니 차라리 평범한 인생살이가 훨씬 좋은 것 같다.


언론의 사명은 정확성과 사실 위주의 신속성이다.
여기에 덧붙이면 흥미다. 흥미 없는 기사는 사장된다. 그동안 민승기 회장에 대한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혹이 증폭되는 사건이 연이어 터져도 그저 당사자들의 기자회견에 의지한 체 심도 있게 파헤치면서 사실여부를 다루지를 못 했다.

이번 한인회관에 관계된 사건은 자칫 잘못 했다가는 수천만 달러의 우리의 자산을 단돈 100만 달러에 잃을 뻔하였다. 어찌되었던 이제 한인회장 사태는 막을 내렸고 결판은 났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 마당에 내 편 네 편으로 다투다가는 방향도 없고 좌표도 없는 한인사회가 된다. 오직 분열과 갈등만이 증폭 된다. 이제 앞으로는 구태의연한 선거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신선하고 새로운 선거운동이 우리 한인사회에 정착할 때도 된 것 같다.

지난날의 쉰 냄새 나는 열풍을 버리고 새하얀 겨울의 눈 풍경처럼 깨끗하고 밝은 그런 한인사회를 보고 싶고, 만져보고 또 갖고 싶다.

<오해영(전 뉴욕한인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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