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엘로우스톤은 노랗다(?)

2016-04-02 (토) 경 카발로(은행원/ 웨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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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 자문위원 글마당

먼 기억을 찾으러 불타는 사막을 달렸더니
부글대는 여인네의 옷자락이 잡히고
우리는 몰래 기어들어온 연인들의 몸짓으로
수줍은 밤을 맞았다.
몸을 떨며 달려드는 너의 품속
엘로우스톤은 노랗다(?)

노랑 들판을 가로지르는 숱한 빈 가슴
낯설게 들어선 세월의 입김을 잠재우고
시간의 틈바구니에 서서
서로를 물들이며 피고 지는 그 너머
무수한 빛깔로 지나가는 마른 가슴
서로 다른 이름이 되어
마르고 가늘게 솟구치는데
지금 작은 한숨으로 자지러지는 그대여
못내 우리를 들뜨게 함은
그대같은 고운 함성
그래도 엘로우스톤은 노랗다(?)
노란 계곡의 숨어 지는 꽃들은
겨울의 인내로 더 찬란하고
저마다를 못 견디게 그리워함은
너도 나도 부끄러운 목덜미를 가져서일까
함께 가자 아우성치는 언덕 위 그 얼굴
우린 그저 숨막히는 서로가 되어
너의 작은 속삭임에도 어쩌지 못하는데
함께 걷는 그 길에
누군가의 입술이 크게 말했다.
그래도 엘로우스톤은 노랗다(?)

<경 카발로(은행원/ 웨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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