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사의 금자탑 850만 달러 짜리 한인봉사센터

2016-04-04 (월) 이문자(KCS 100년 기획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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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 부터 불려 다니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다 대학에서는 성악을 전공했다. 그래서 그런지 얌전한 가정주부보다는 거친 사회운동가 기질로 늙어갔다. 아르헨티나에서 이민생활을 하면서 주말 한국어학교 이사로 뛰어다녔다. 120명 학생이 450명으로 늘어나자 빌딩을 구입하고 끝내 정규학교로 승격되는 것을 보고 2000년에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미국에 와보니 뉴욕은 유대인들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다. 청교도들이 오자마자 교회를 세웠듯이 유태인들은 가는 곳마다 커뮤니티센터(Synagogue-회당)를 세웠다. 그곳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유태인의 정체성을 교육받고 이민직업훈련을 받았다. 유태인은 한국이민자의 롤 모델이다.

한국이민자들은 유대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남성들은 그들이 하던 세탁소를 인수하고 여자들은 그들의 네일가게를 물려받았다. 이제는 그들의 커뮤니티센터(시내고그)를 인수할 차례다. 많은 유태인 커뮤니티센터가 매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이 해오던 시내고그운동이 성공해서 그렇다. 그들은 미국이민에 성공하여 3.5%의 인구로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 용도폐기가 된 유태인 커뮤니티센터를 매물로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값이 엄청나게 비싸 교회 말고는 그동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인봉사센터(KCS)가 800만 달러짜리 커뮤니티센터를 매입하게 됐다.

“600백만불의 사나이가 돈 보따리를 들고 슈퍼맨처럼 날라 와 돕기라도 했나요?” “맞아요. 800만불의 사나이 김광석 회장이 항우처럼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능력으로 850만불짜리 유대인센터를 뽑아온 셈 이지요”

뉴욕에는 어려운 한인들을 돕는 봉사단체들이 많다. 기부를 받아 돕는 일이라 일이 쉽지 않다. 시작은 많았지만 실적은 그저 그랬다.

1973년에 문을 연 뉴욕한인봉사센터(KCS-Korean Community Services of Metropolitan NY, Inc)는 봉사단체의 원조다. 봉사센터는 플러싱 노던 블러버드 159가 메인오피스를 중심으로 5개 장소에서 운영된다. 이곳에는 풀타임 35명, 파트타임 15명,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봉사하고 있다.

영주권문제, 취업, 가정 및 청소년, 아동부문의 방대한 프로그램 운용에 하루 1,100명이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800만 달러짜리 복합건물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600석 강당이 있는 이 건물은 유대인커뮤니티센터이다. 유대인이민자나 한인이민자나 용도가 똑같기 때문에 뜯어고칠 필요가 하나도 없는 안성맞춤이다.

현재 봉사센터는 7월에 이 건물을 인수한다. 현재 센터건물을 450만 달러에 팔고 마련한 돈을 합치면 300만 달러가 부족하다. 1달러, 10달러, 100달러, 1000달러씩 도울 수 있는 개미군단이 생겨나면 얼마나 좋을까? 유대인들의 커뮤니티센터에 한인커뮤니티 센터 깃발을 꽂는 7월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문자(KCS 100년 기획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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