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튀

2016-03-31 (목) 전태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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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뉴저지에서 희안하고 기막힌 꼴을 목격하게 되었다. 발레 파킹을 하는 다이너로 한식이 겸해 나오는 고급스러운 식당 바로 옆 테이블에서 점잖게 차려입은 50대 중반의 멀쩡한 부부가 밥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을 친 것이다. 소위 ‘먹튀’를 한 현장, 그것도 바로 옆자리에서 말이다. 이쯤 되면 한국에서 먹튀를 하는 부류들이 얼마나 흔하고 많은 가는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고 본다.

필자가 울분을 참지 못했던 것은 웨이트레스가 뛰어나가 차 키를 받아 시동을 걸고 떠나려고 하는 찰나 붙들고서 얘기를 했는데, “계산을 했는데 무슨 소리냐!”라고 하고는 영수증 제시도, 확인도 없이 차를 몰아 도망치 듯 가버렸다는 거다.

본능적으로 화가 치밀어 CCTV를 돌려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니까 왈,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장님이 원하지 않고 식사대를 직원들이 자진 염출해서 변상해 낸다는 거였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라는 속담이 있듯이 이런 비열한 망종들이 큰 도둑으로 변해 얼마나 큰 돈을 먹어치울까를 생각하면 끔찍한 세상을 사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러하니, 국내외를 막론하고 온갖 비위와 부정을 저지르며 국고금과 공금을 횡령, 수탈하는 무리들이 범람하는 세상 아닌가!

<전태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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