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증스런 뉴욕한인회관 장기리스 사실

2016-03-28 (월) 권일준(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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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관 99년 장기리스 의혹이 의혹이 아니라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한인 동포들로서는 경악스 럽게 느끼지 않을 분들이 없을 것이다. “설마”가 사실이었다니$ 한 인 동포의 한사람으로서 당혹감 을 떨칠 수가 없다. 한인사회를 대표하라고 뽑아 주었더니 기껏 저지른 일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기발한 엉터 리 계약을 꾸몄다니...“아하, 그래 서 온갖 꼼수를 써가며 회장직을 놓지 않으려고 그렇게 몸부림을 쳤었구먼.” 실로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맨하탄에 자리잡고 있는 한인 회관은 30여년전 강익조 전 회장 때 구입한 건물로 이후 세월이 지 나면서 건물 값이 지속적으로 상 승하여 매번 회장이 바뀔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에쿼티 론을 받 아 한인회관과 한인회 운영비, 나 아가 회장 활동경비로 사용되어 온 것은 익히 관례화되어 온 것으 로 보인다.

역대 한인회장들 가운데는 개인적인 능력에 따라 큰 일 작은 일 잘한 일 잘못한 일은 있었을 지언정 이번처럼 향후 1세기를 얽어매는 철면피한 일을 비밀리에 꾸미고 저지른 사람은 아직 없 었다. 매 2년마다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뉴욕한인회장은 회관의 건물주로 등재되지만 이는 오직 재임기간중에만 국한되는 한시적 주인 일뿐 임기이후의 주인으로 서의 권리는 지닐 수가 없고 회관 의 궁극적인 주인은 전체로서의 뉴욕 한인동포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저지른 전 한인회장 은 당연히 민사상의 책임을 져야 할 뿐만 아니라 그간의 과정을 면 밀히 검토하여 한인회 책임자로 서의 배임혐의가 드러나면 동포 전체의 이름으로 형사고발 조치 하는 것이 향후 한인사회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회장을 지낸 분들 가운데 는 “막상 회장이 되고 보니 그 뜨겁던 선거 열기는 오간 데 없 고 온갖 청구서속에 돈은 없고 이사진구성은 커녕, 당장 당장 하 루하루 일을 꾸려갈 사람조차 없 더라”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다.

어찌 보면 한인회장의 횡포와 한인회관운영의 난맥상, 껍데기뿐 인 한인회로 기울어진 것은 우리 한인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한인회를 이끌어갈 한 인 대표자들은 우리들의 오늘이 궁극적으로는 뿌리 깊게 성장하 는 한인사회 차세대 후손들의 표상이 될 수 있고 전체 한인 후예 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뒷받침을 줄 수 있는 모범적인 역사의 주인이라는 사명감을 지녀주기 를 바랄 뿐이다.

<권일준(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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