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카메라에 담은 홈리스 ‘연민의 시선’

2016-03-22 (화) 10:07:41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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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 에세이 ‘스키드로우···’

▶ ‘이름없는 영웅 30인’ 선정

카메라에 담은 홈리스 ‘연민의 시선’

이름 없는 영웅으로 선정된 ‘스키드로우 스토리’의 작가 존 황씨.

노숙자들의 일상을 렌즈로 포착한 한인 작가 존 황씨가 'LA카운티 이름 없는 영웅'(Unsung Heroes) 30인에 선정돼 화제다.

지난 6일 LA 플라자에서 개막한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재단의 '연민의 초상화'(Portraits of Compassion)는 LA에서 활동하는 포토그래퍼 샘 코먼, 스텔라 카리니나, 노에 몬티 3명이 찍은 이름 없는 영웅들의 초상 사진전시회다.

이 전시회에 13번째 이름 없는 영웅으로 등장한 황씨는 'LA 스키드로우 스토리'(Skid Row Stories)로 세계 각처에 감동과 사랑을 전하는 사진가이다. 탄탄대로를 걷던 그가 천착하는 주제들은 노숙자, 버려진 동물을 돌보는 애니멀 셸터,


팔로스버디스 페닌슐라 고교와 USC를 다닌 황씨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웃지 못하는 시트콤처럼 느껴지던 시점 그는 영혼의 순례를 시작했다. 가진 것을 모두 팔아버리고 아파트에서 나와 입양한 개 3마리와 허름한 차고에 둥지를 틀었고 발길 닿는대로 찾아간 곳이 '스키드로우'(노숙자 거리)였다. 사회적 약자로,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카메라에 그들의 일상을 렌즈에 담기 시작했다.

그가 새롭게 찾은 일상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만남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엄청난 반향과 조회 수로 '스키드로우 스토리' 웹페이지(http://skidrowstories.com)가 개설되었다.

현재 스키드로우 스토리 피플 앤 포트레잇 코너에는 80명의 휴먼 드라마가 포토 에세이 형식으로 장식하고 있다. 2014년 11월25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8년째 홈리스 생활을 하는 테런스의 '바닥으로 바닥으로'로 시작되는 스키드로우 스토리는 '그들에겐 서로밖에 없다'(2014년 12월19일),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2015년 9월5일). '엄마의 소망을 실현하고 싶은 홈리스 학생'(2015년 9월29일) 등 노숙자 거리에 깊숙이 들어가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사연들이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전개되고 있다.

이름 없는 영웅들을 담은 사진전 '연민의 초상화'는 오는 4월4일까지 LA 문화예술플라자(LA Plaza de Cultura y Artes Museum 501 N. Main St.)에서 열린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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