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두르지 마세요

2016-03-12 (토) 김희복(목사/ 신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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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때 급하게 움직이는 것, 생명을 구하는 일에 급하게 움직이는 것은 무척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어떤 말을 할 때나 감정을 표현할 때 너무 급한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이성을 잃은 성급함, 안절부절못하는 것, 생각 없이 함부로 내뱉은 말, 다른 사람의 사정을 조금도 들어보지 않은 채 감정부터 발산해 버리는 것, 범사에 잘 참지 못하는 것, 충분한 준비나 점검이 없이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려는 것, 상대방의 실수를 보면 즉시 화를 발산하는 것, 약속을 어겼을 경우 이유를 알기도 전에 관계를 단절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너무 급한 성격은 반드시 치유받아야 한다.

급할수록 침착하게 다루어야 할 일들이 많다. 급할수록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물건을 살 때 급한 마음으로 기분 내키는 대로 사 버리는 것은 후회의 지름길이다. 어떤 중요한 일을 결정지어야 할 때 적어도 세 번은 생각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중요한 부분은 아마 진로 문제, 직업 문제, 이사 문제, 교회 선택하는 일, 배우자 선택, 사업 시작 등일 것이다. 이는 모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성급히 결정된 것은 일평생 후회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급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 기록해 보라. 삶의 우선순위를 반드시 정하라.
사람들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성급하게 화를 내지 말라. 그 사람이 왜 그런 실수를 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보라. 그렇지 않으면 나의 성급한 분노로 사람이나 직장, 나의 명예를 잃을지도 모른다.

문제가 파생되었을 때 안절부절못하기보다 깊은 생각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혜와 인내를 발휘해 보라. 당신의 품위 있고 침착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더 큰 존경과 신의를 얻을 것이다.

성경에는 급하게 서두르다가 실패하거나 낭패를 당한 경우를 여러 곳에서 소개하고 있다. 한 가지만 살펴보자.다윗이 이스라엘을 계수하기 위해 요압과 백성의 두목에게 긴급한 명령을 내렸다. 브엘세바에서 단까지 이스라엘을 계수하고 돌아와서 보고하라는 명령이다. 그러자 요압 장군이 간곡히 만류했다. “내 주께서 어찌하여 이 일을 명하시니까 어찌하여 이스라엘로 죄가 있게 하시나이까”(대상 21:3).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 당시 다윗이 얼마나 성급했던지 성경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왕의 명령이 요압을 재촉한지라 드디어 떠나서 이스라엘 땅에 두루 다닌 후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빗나간 성급한 결정과 행동을 괘씸히 여기시고 이스라엘을 치셨다. 다윗이 회개하며 하나님께 호소했지만 이미 늦었다.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 가운데 온역이 내려져 7만 명이 죽는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다.

무슨 일을 하든지 성급함에 빠지지 말라. 성급한 분노, 성급한 결정, 성급한 말, 성급한 행동을 철저히 주의하라. 묻지 않고 빨리 처리하는 것보다 물어보며 신중히 처리하는 편이 더 지혜롭다.

<김희복(목사/ 신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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